양현종은 6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양현종에게는 무척 의미있는 등판이었다. 양현종이 빅리그 선발 투수로 이름을 새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LB 입성을 보장 받지 못한 채 미국행 미행기에 몸을 실었던 양현종은 지난달 27일 마침내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콜업과 동시에 마운드에 선 양현종은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4.1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1일에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강타선은 4.1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묶었다.
두 번의 롱 릴리프로 잠재력을 과시한 양현종은 마침내 미네소타전에서 찾아온 첫 선발 기회를 보기좋게 살렸다.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첫 승은 다음으로 미뤘지만 양현종은 아웃카운트 10개 중 8개로 잡아내는 괴력을 뽐냈다. 역대 텍사스 투수 중 3⅓이닝 이하, 탈삼진 8개 이상이라는 기록을 남긴 이는 1980년 8월17일 대니 다윈에 이어 양현종이 두 번째다.
양현종이 초반 세 경기에서 보여준 최대 무기는 이닝 소화 능력이다. KBO리그 시절 양현종은 남부럽지 않은 이닝이터였다. 2015년부터는 5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던졌다. 다소 삐끗한 지난해에도 172.1이닝이나 마운드를 지켰다.
체력이 아무리 좋아도 구위가 떨어지면 많은 이닝을 책임질 수 없다. 양현종의 선전은 날선 체인지업과 맥을 같이 한다. 8명의 우타자가 등장한 미네소타전에서는 체인지업으로 8차례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기대 이상의 호투가 세 차례나 이어지면서 양현종에게 달린 '임시'라는 꼬리표가 떼어질 지도 관심사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밀린 텍사스는 선발진 재건이 절실하다. 변화가 필요하다면 지금으로서는 양현종이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당장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하더라도 미네소타전과 비슷한 기회는 1~2회 더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드워드 감독은 미네소타전 후 "양현종의 보직은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로 뛸 지, 롱릴리프를 유지할지는 알 수 없지만 더욱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무기가 필요한 것은 분명해보인다. 커브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양현종의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다른 변화구와 달리 커브는 아직 실전에서 자유롭게 구사할 수준은 아니다. 미네소타전에서는 2개만 던졌다. 양현종은 "구종 하나를 더한다면 승부하기 쉬워질 것이다. 충분한 연습 후 커브를 던지면서 타자가 헷갈리는 피칭을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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