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신근의 반려학개론]반려묘와 봄나들이 꼭 하고 싶다면…

기사등록 2021/05/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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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근의 반려학개론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목줄을 한 반려묘.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얼마 전 필자가 운영하는 병원에 교통사고를 당한 반려묘가 왔다.

길냥이가 아닌 집 안에서 반려묘가 교통사고를 겪는 일도 있을까 의아해하는 독자도 많겠지만, 반려묘 교통사고는 흔하지는 않아도 종종 일어난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에는 반려인과 외출했다가 교통사고 등 안전사고를 겪는 일이 적잖다.
 
사실 이는 반려묘 잘못이라기보다 반려인 탓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적당한 운동량이 필요한 반려견과 달리 반려묘는 비만인 경우를 제외하면 집안에서 움직이는 것만으로 충분히 운동이 된다. 게다가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자신의 영역이 아닌, 낯선 장소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반려인 중에는 외출하거나 산책할 때 굳이 반려묘를 데리고 나가려는 경우가 있다. 햇볕도 쐬고, 바깥 바람도 맞게 해주겠다는 선한 뜻이 대부분이지만, 개중에는 '액세서리' 삼으려는 의도도 있다.
 
문제는 끈이 달린 목줄이나 가슴줄을 해주지 않은 채 품에 안고 나갈 때다. 반려묘 중에는 목줄 같은 것을 싫어하는 아이가 많다. 아이가 싫어하니 억지로 목줄을 채우는 일 없이 안고 다녀오면 되겠다는 생각인데 이런 안이한 생각이 안타까운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반려견은 놀라는 일이 있으면 이를 위협으로 받아들여 반려인을 지키려고 하거나 품 안으로 더 파고들며 반려인에게 의지하기 마련이다.
 
반려묘는 다르다. 고양이는 개보다 성격이 예민하다. 그러다 보니 더 쉽게 놀란다. 이때 반려인 곁에 더 있으려고 하면 다행이지만, 거의 모든 반려묘가 앞뒤 재지 않고 도망치려 든다. 이때 자칫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필자를 찾아온 반려묘도 그런 경우였다. "우리 아이는 안 도망가요"를 입버릇처럼 하던 이 반려인은 그날도 목줄이나 가슴줄 없이 반려묘를 품에 안고 외출했다. 뒤에서 오던 차가 클랙슨을 크게 울리면서 꼭 안고 있던 반려묘가 빠져나가서 도망치다 다른 차에 치이고 말았다.
 
고양이는 몸이 유연해서 아무리 꼭 끌어안고 있어도 마음만 먹으면 바로 빠져나올 수 있다. 목줄이나 가슴줄을 하고 있으면(몸에 딱 맞춰 제대로 채우는 것은 필수) 끈이 있어 만일 품에서 빠져나간다고 해도 바로 잡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상태가 아니면 교통사고는 물론 잃어버리는 사태에 처할 수도 있다.

반려묘를 데리고 외출한다면 케이지에 넣고 가는 것이 가장 좋다. 반려묘에겐 그나마 안정감을 주는 배려이기도 하다. 그게 힘들면 최소한 목줄이나 가슴줄은 해줘야 한다.
 
반려묘와 밖으로 나가고 싶다면 반려인이 해야 할 일들이 또 있다. 각종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구충제, 심장사상충 약 등을 먹이는 것도 필수다. 진드기 등 외부 기생충 제거에도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집 밖에는 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온갖 위험 요인이 산재하는 탓이다.

이상한 음식이나 독초도 마찬가지다. 고양이도 개 못지않게 후각이 발달했다. 다만 개처럼 밖에 나가면 코를 땅에 박고 다니지는 않는다. 그만큼 이들을 접할 일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도 외부에서는 반려인이 주의를 기울여 모든 것을 예방해야 한다.
 
교통사고 골절 수술을 받은 아아는 수술을 잘 마쳤다. 현재 입원해서 회복 중이다. 반려인은 필자에게 약속했다. "이제 다시는 제 욕심으로 아이를 밖에 데리고 다니지 않겠으니 꼭 낫게 해주세요.".

윤신근
수의사·동물학박사
한국동물보호연구회장
dryouns@naver.com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수의사 윤신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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