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 친문' 윤호중 104표 획득…무난히 승리
쇄신 일보후퇴…당권 선거 '탈계파' 강해질 수도
"도로 친문 피해야…靑밀착 후보 회피 전략투표"
文 레임덕 위기에 '벼랑끝' 친문 결집할 가능성도
전문가 "친문의 이재명 불신, 당권 사수로 표출"
4·7 재보궐선거 참패 후 나온 친문 이선후퇴론을 무색하게 하는 압도적 표차인 만큼 당대표 선거에선 쇄신을 위한 '견제 심리'가 작동할 것이라는 관측과 원내에 이어 당권마저 친문이 '싹쓸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윤호중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총투표수 169표 중 104표를 얻어, 65표를 얻는 데 그친 '비주류 쇄신파' 박완주 의원을 큰 표차로 따돌렸다.
초선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쇄신 바람'을 타고 박 의원의 막판 추격이 점쳐졌지만, '친문 당권파' 윤 원내대표가 여유롭게 이긴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직하며 내달 2일 새 지도부 선출 때까지 민주당의 지휘봉도 잡게 됐다.
원내 선거인 만큼 '친문 대 비주류' 구도만으로 도식화할 수 없지만 재보선 참패 후 봇물 터지듯 제기됐던 '쇄신' 요구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당대회가 재보선 이후 민주당의 방향을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밖에 없다.
한 중진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또 쇄신없이 '도로 친문'이라는 말이 나올 테니 당대표 선거 때는 당의 혁신과 쇄신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슬로건이 더 잘 먹힐 수 있다"며 "균형감각이 발동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수도권 초선 의원도 뉴시스에 "너무 청와대와 밀착돼있는 후보보다는 조금 거리를 유지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하지 않겠냐는 기류가 있을 것"이라며 "대의원에서 전략적 투표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변화와 쇄신을 원하는 여론이 있지만 동시에 당 분열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며 "오히려 친문으로 대통령과 가까워 가감 없이 말할 수 있는 게 이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재보선 참패 후 문재인 대통령의 '위기'가 닥쳐오면서 전당대회에서 친문 강성 지지층을 도리어 결집시켜 '친문 바람'이 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정가에서 대통령 국정 지지도 30%선의 붕괴는 본격적인 레임덕(권력 누수) 국면의 진입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문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처음으로 민주당(31%)을 하회해, 당에 대한 청와대의 영향력도 상당폭 깎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주자 지지도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25%, 이재명 경기지사 24%, 이낙연 전 대표 5% 순이었다. 재보선 참패 후에도 비주류인 이 지사의 지지율은 별 영향이 없었지만 정부·여당 지지도와 연동성이 강한 이 전 대표 지지율은 폭락했다.
여기에 이 지사가 경기도만의 '독자 백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마이웨이에 나선 것도 친문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친문 진영의 입장에서 당권 사수가 절실한 이유다. 자극받은 강성 친문 권리당원들도 뭉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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