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국립박물관 신축.. 대왕미라 22구 거리행진

기사등록 2021/04/04 06:01:10

최종수정 2021/04/04 06:14:16

카이로 시내 남부 새 박물관까지 이전..축하 행사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이집트 정부는 3일(현지시간) 카이로시 중심부의  이집트박물관에서 시내 남부 지역에  신축된 거대한 국립이집트박물관으로 역대 왕족의 미라 22구를 이전하는 대대적인 축하 퍼레이드를 거행했다고  AP통신과 국영TV, 위성방송 등 국내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번 축제는 이집트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과시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그 동안 미라들이 잠들어 있던  타흐리르 광장을 굽어보는 이집트 박물관에서 시내 남단 푸스타트에 세워진 국립 이집트문명박물관까지 아름다운 절벽 도로를 따라 대대적인 차량 행진이 거행되었다. 

푸스타트는 이집트의 첫 이슬람국가 수도가 자리잡았던 곳이기도 하다.

미라들은 트럭에 실린 특수 온도조절 케이스 안에 넣은 채 이송되었다.  차량들은 날개와 옛 파라오 왕가의 문장으로 장식된 채 원래 있던 박물관에서 1시간 가량 걸리는 신축 박물관의 새 안식처로 이동했다.

트럭들은 고대 파라오들이 영면에 들었을 때 무덤까지 미라를 이송하던 고대의 목선들을 본 딴 모양으로 꾸며졌다.

이집트 고대유물부에 따르면 이번에 이전된 미라 대부분은  기원전 1539년에서 기원전 1075년까지 이집트를 통치했던 신(新)왕조에 소속된 파라오들의 미라들이다.

여기엔 가장 유명한 파라오들 가운데 한 명인 람세스 2세,  이집트의 유일한 여성 파라오였던 핫셉수트도 포함되어 있다.  당시 여성들은 왕족들 가운데 부차적인 역할 밖에 수행할 수 없는 전통적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서 가짜 턱수염을 만들어 달고 통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이전된 미라들은 파라오 18명과 다른 왕족 4명의 것으로 원래 디르 엘-바흐리 ( The Deir el-Bahri )와 신의 골짜기 안의 3000년전 비밀 무덤에 안장되어 있었다.  이 두 곳은 모두 남부도시 룩소르 부근 지역에 있다.  이 피라미드내 무덤들은 19세기부터 처음으로 발굴되기 시작했다.

발굴된 이후 미라들은 나일강의 선박들 편으로 카이로로 옮겨졌다.  일부는 유리 케이스 안에 넣어 진열되기도 하고 일부는 소장고 안에 간직되었다.  그 가운데 람세스2세의 미라는 1976년 프랑스  고고학자들의 세심한 복원 작업을 받기 위해서 파리로 이동하기도 했다.
 
이번의 미라 이전 퍼레이드는 TV용 행사로 고대유물들을 홍보하고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이집트 정부의 노력의 일부이다.  이집트의 관광산업은 2011년 아랍의 봄 봉기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장기집권 체제가 무너진 이후의 정치적인 소요와 최근의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크게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칼레드 엘-아나니 관광문화재부 장관은 " 이번 행진은 어느 누구도 되풀이 할 수 없는 지구상의 유일한 고유행사다"라고 강조했다.

수도 카이로의 보안은 엄중했다.  당국은 시내 주요 간선도로와 교차로등 행렬이 통과하는 곳을 봉쇄했고 기마 경찰대와 이집트의 유명인사들,  연예인들이 차량 행렬을 뒤따랐다.

정부의 공식 동영상 홍보대사인 인기 영화배우 후세인 파흐미는 "이집트는 또 다시 누구도 겨룰 수 없는 행사를 가지고 세계인의 눈을 부시게했다"고 선언했다.

3일 저녁 시작된 이 행진은 국영TV와 위성TV를 통해 국내외에 중계되었고 이집트 관광유물부도 소셜 미디어의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했다.

"파라오들의 황금 빛 퍼레이드"는 정부가 오벨리스크 한개와 4개의 스핑크스를 공식적으로 공개한 타흐리르 광장을 한 바퀴 돌고 새 안식처로 향했다.

새 박물관에서 이들을 맞이하도록 되어 있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이 날 트위터에 "이 엄숙한 장면은 이집트 민족의 위대함을 새롭게 보여주는 증거물이며 우리의 위대한 고유문화가 역사 속 깊이 전해져왔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새 국립박물관에  도착한 왕의 미라들은 20명은 전시장에 전시되며,  2명은 소장고에 들어간다고  관광문화재부는 발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집트, 국립박물관 신축.. 대왕미라 22구 거리행진

기사등록 2021/04/04 06:01:10 최초수정 2021/04/04 06:14:16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