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소울' 김재형 "픽사 첫 흑인 주인공, 문화적 배경까지 고민"

기사등록 2021/01/12 16: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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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캐릭터 만든 애니메이터 화상 인터뷰
의사에서 진로 바꿔...2006년 픽사 인턴 시작
2008년 입사후 라따뚜이→'코코' 등 참여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영화 '소울' 김재형 애니메이터. (사진=월트디즈니 코리아 제공) 2021.01.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영화 '소울'이 픽사 애니메이션의 정점이라는 호평을 들었는데 공감해요. 개인적으로 픽사에서 몇 년 동안 노력한 문화적 다양성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해요."

20일 개봉하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의 캐릭터 움직임을 구현한 김재형 애니메니터는 '소울'의 성과를 이렇게 풀어냈다.

자신의 꿈과 목표, 더 나아가 인생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메시지만큼이나 주목할 점은 이 영화가 디즈니·픽사애니메이션 최초로 흑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12일 화상으로 만난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픽사는 최근 몇 년간 직원뿐 아니라 스토리, 문화적으로도 다양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해왔다"며 "'소울'이 (문화적) 다양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울'의 주인공 조 가드너는 뉴욕에 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이다. 김 애니메이터는 살아있는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문화적 배경까지 고민했다고 한다. 특히 흑인 특유의 문화적 배경에서 나오는 제스처(몸짓)와 표정을 살리기 위해 공을 들였다.

영화 중간 중간 흐르는 흑인들의 음악인 재즈도 마찬가지다. 김 애니메이터는 "주인공 조는 아프리카계, 즉 흑인 재즈 뮤지션"이라며 "재즈 피아노 연주법 등을 제대로 구현하지 않으면 관객 입장에서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재즈와 음악, 피아노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테스트용으로 피아노 연주 애니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여러 차례 연기 끝에 '소울'은 국내에서 극장 개봉하지만 미국에서는 디즈니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됐다.

김 애니메이터는 "극장에서 개봉하는 게 제일 기쁘지만, 집에서 온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보고 연령대가 높은 분들이 감상평을 많이 남기는 걸 봤다"며 "많은 분들이 접할 수 있는 순기능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언급했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애니 '소울' 스틸. (사진=월트디즈니 코리아 제공) 2020.12.10 photo@newsis.com

픽사 애니는 실질적…넓은 연령층 아우른다
'소울'은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저마다의 성격을 갖춘 영혼이 지구에서 태어나게 된다는 픽사의 재미있는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영화에서는 상상력으로 탄생한 추상적인 공간 '태어나기 전 세상'과 사실적인 뉴욕의 거리가 대비되기도 한다. 

김 애니메이터는 픽사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묻자 "디즈니는 공주를 많이 떠올리는 것 같은데 픽사는 퀄리티의 좋고 나쁨을 떠나 스토리 자체가 실질적인 것을 건드리는 것 같다"며 "현실에서 재밌는 개그 등을 스토리에 많이 넣기도 한다. 조금 더 넓은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린다"고 했다.

다만 "스토리는 높은 연령층에 다가가도 주 타깃층은 가족이다. 그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짚었다.

소울의 주인공 조는 재즈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학교 음악 선생님이다. 현실에 공허함을 느끼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도전에 나선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영화 '소울' 김재형 애니메이터. (사진=월트디즈니 코리아 제공) 2021.01.12 photo@newsis.com
의사에서 애니메이터로 전향…즐거운 일 선택
의사에서 애니메이터로 전향한 김씨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2003년 미국 아카데미 오브 아트 유니버시티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전공하며 뒤늦게 진로를 바꿨다.

김 애니메이터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애니메이터를 해서 조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며 "일을 성취하는 것 외에 사는 것의 의미를 전달하는 메시지가 있다. 지금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생각해볼 만한 작품이어서 의미가 남달랐다"고 했다.

이어 "지금 생각해보면 병원을 나온 이유가 영화 속에서 얘기하는 불꽃(스파크)이지 않았나 싶다. 근본적인 얘기지만 즐거운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고 떠올렸다.

픽사와 인연이 닿은 건 2006년부터다. 인턴으로 시작한 그는 2008년 정식 입사한 후 '라따뚜이'를 시작으로 '업', '몬스터 대학교', '토이 스토리3', '인사이드 아웃', '굿 다이노' ,'코코', '온워드' 등 픽사 대표작들에 참여해왔다.

이처럼 굵직굵직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만큼 애니메이션 감독 계획도 있지 않을까.

"회사에서 우연찮게 기회가 생겨서 짧은 영상을 감독하게 됐어요. 1~2주 후에 디즈니 플러스에서 스트리밍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은 내가 원하는 이야기를 준비해서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은 것 같아요. 애니메이터로 더 배우고 잘해야 하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감독은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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