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하라며 실적 압박"…코로나 외출자제 힘든 사람들

기사등록 2020/12/14 13:01:00

정부, 방역 비상…이동 자제 적극 강조

이동량 여전…"업무·일상, 외출 불가피"

영업사원 "성과 미비 질책…결국 근무"

"혼자 사는 母, 거동 불편…매주 방문"

투자 목적 외출, 여행도…"마스크 착용"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지난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0.12.08.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지난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0.1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이 오르내리고 있다. 방역 대응에 비상이 걸린 정부는 '이동 자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적잖은 시민들은 여전히 자·타의로 일상과 여가를 위한 외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부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3단계 적용을 검토 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3단계 격상과 관련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한 결정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했다.

동시에 "참여 방역을 재차 강조 드린다"면서 외출 자제 등 수칙 준수를 요청했다. 앞서 정부는 거리두기 강화 이후 이동량 감소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대면모임 취소, 위험행동 회피를 촉구하기도 했다.

뉴시스와 접촉한 시민들은 코로나19 확진 증가, 거리두기 격상 등 방역 관련 상황의 심각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실제 외출 자제는 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먼저 일부 직장인들은 업무상 이유를 언급하고 있다. 자신이 다니는 직장에서 출근 방침을 유지하고 있고, 외근 중심 직장에서는 명목상 재택 방침을 걸어놓고 성과 미비를 추궁하는 등 '생계형 외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서울 서대문구 직장에서 영업 직무를 맡고 있는 A(38)씨는 "고객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외출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곳들도 아직 많고, 결과를 요구받는 상황에서 결국 나가서 접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구 소재 회사 외근직인 B(33·여)씨는 "지침이 상황에 따라 알아서 재택근무 하라는 식이다. 성과를 떠나서 미비를 질책하는 경우가 있어 집에서 근무하긴 사실상 어렵다"며 "일단 밖으로 출근은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생활환경 등으로 인해 일상 외출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택배 등을 수령하기 어려운 주거 환경에 사는 1인 가구, 주기적으로 돌봐야 하는 가족이 있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구로구에 사는 1인 가구 C(34)씨는 "문이 도로와 접해 있는 집 구조상 택배 주문을 하기가 어렵다"며 "재택근무라도 하면 모를까 일하러 밖에 나가 있는 경우가 많아 생필품 구매를 위해 수시로 마트, 백화점 등을 오가야 한다"고 했다.
[홍천=뉴시스]한윤식 기자 = 강원도내 스키장이 곳곳에서 개장된 가운데 지난 5일 오후 홍천군 비발디파크 스키장이 겨울을 즐기려는 스키어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0.12.05. ysh@newsis.com
[홍천=뉴시스]한윤식 기자 = 강원도내 스키장이 곳곳에서 개장된 가운데 지난 5일 오후 홍천군 비발디파크 스키장이 겨울을 즐기려는 스키어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0.12.05. [email protected]
금천구 인근에 사는 60대 초반 D씨는 "서울 다른 지역에 혼자 살고 계신 어머니를 수시로 찾아뵙고 있다"며 "점점 거동이 어려워지시는데 모시고 사는 것을 원치 않으셔서 매번 방문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자산 투자, 여가 등을 위한 외출을 이어간다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되도록 타인과 접촉을 자제하면서 외출, 여행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남구에서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E(34)씨는 "매주 부동산 임장(현장조사)을 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기는 하지만 마스크도 잘 쓰고 있고, 지금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수시로 시장 동향을 살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2주에 한 번 꼴로 강원도를 다녀왔다는 F(28·여)씨는 "외국도 나갈 수 없고 외출해 놀만한 장소도 마땅하지 않아 친구들과 사람 적은 곳을 찾아 1박2일 여행을 했었다"며 "이젠 이마저도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전날 0시 이후 718명 늘어난 4만3484명이다. 최근 신규확진 규모는 8일 529명, 9일 672명, 10일 680명, 11일 689명, 12일 950명이고, 특히 13일에는 1030명으로 처음으로 네자릿수를 기록했다.

다만 전날 1000명을 넘어선 후 이날 확진 증가 규모가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평일보다 주말 검사 건수가 적은 착시일 수 있다는 해석이 있다. 정부는 매일 중대본 회의를 총리가 주재하면서 방역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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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하라며 실적 압박"…코로나 외출자제 힘든 사람들

기사등록 2020/12/14 13:01: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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