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지난 24일 '전 직원 모임·회식 취소' 지시
방역 이유로 27일 국민의힘 초선들 면담도 불발
축구회 참석한 날, 정부 거리두기 상향·방역 강화
축구회 측 "마스크 쓰고 경기…거리두기도 준수"
野 "제1야당을 바이러스 취급…방역도 내로남불"
청와대가 전 직원에게 모임을 취소하라는 등의 한층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는 정무수석이 단체 모임에 간 것부터가 안이한 태도였다는 지적이다.
30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최 수석은 전날 서울 송파구 소재 학교에서 열린 조기축구회에 참석해 축구 경기를 뛰었다. 이 지역구는 최 수석의 이전 지역구로 21대 총선 때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게 패배한 곳이기도 하다.
논란이 불거지자 최 수석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정부기준보다 더 강력한 방역수칙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준수하는 분들을 격려하는 자리였지만, 더 신중해야 했다. 소홀함이 있었다"며 "죄송하다. 앞으로 공직자로서 더 신중하게 판단하고 처신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앞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는 24일부터 전 직원들에게 모임·회식 등을 취소할 것을 지시했다.
당시 청와대는 "소모임이나 행사, 회식 등이 최근 코로나 확산 증가의 뿌리로 떠오른 데 따른 비상 조치"라며 "인사혁신처가 감염 사례 발생 혹은 전파 시 해당 인원을 문책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방침은 그대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침을 준용하면서 지난 27일 최 수석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과의 만남도 불발됐다. 초선 의원들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요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선 상태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 수석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러 연풍문 앞으로 갔으나 10여명 이상이 모여 있는 상황이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어긋나 대통령을 가까이 모시는 참모로 현장에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당시 뉴시스에 설명했다.
그러나 최 수석이 참가한 축구 경기는 한 팀이 11명으로 총 22명이 몸을 부딪히게 된다. 종목 특성상 코로나19 밀접 접촉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분류된다.
최 수석이 조기축구회에 참석한 날, 정부는 비수도권 거리두기를 1.5단계로 일제히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또 수도권 거리두기는 2단계로 유지하는 대신 감염 위험이 높은 시설에 대해서는 방역을 한층 강화하는 등 '2단계+알파(α)'를 시행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고개를 들고 있다. 3월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 국면"이라며 "지금부터 거리두기 단계 격상 여부를 떠나 전 국민이 방역 태세에 돌입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청와대의 '선임 수석'인 정무수석이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 속에 지역 행사는 자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고 야권에서는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어제, 대통령을 측근에서 모셔야 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와 접촉할 수 없다며 제1야당 국회의원들을 코로나 바이러스 취급한 최 수석이 자신이 낙선한 지역구 조기축구 모임에 참석해 경기까지 뛰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황보승희 의원도 "코로나 방역수칙상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의서를 수령하기 위해 만날 수조차 없다던 최 수석이 토요일 지역구에서 축구동호회 활동을 하셨다"며 "방역도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초선 의원 9명은 이날 최 수석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를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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