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후보 선정 끝내 무산…표결했으나 野 반대표(종합)

기사등록 2020/11/18 19:54:14

3차례 투표서 후보 2명 각각 5표 획득…추천기준 미달

최종 2명, 야당서 추천한 검사 출신 아닌 판사 출신들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표 던진 결과 충족 안된 듯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추가 일정 안 잡아 사실상 해산

이찬희 "정치적 대리인 싸움 안 돼…국회가 결론 내야"

이헌 "자진해서 활동 종료 납득 못해…속개 요청할 것"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3차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3차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윤해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18일 대통령에게 추천할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하는 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추천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10명의 후보를 두고 4시간30분 가량 비공개 토론을 벌였지만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지 못한 채 회의를 끝냈다.

추천위원들은 이날 3차 회의에서 공수처장으로서의 계획과 비전 등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심사대상자들이 추가로 제출한 자료를 검토했다. 추가 자료는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관한 내용으로 위원들은 이 자료가 공수처장 후보자로서 적격성을 확인하는 데 반영했다.

위원들은 심사대상자의 변호사로서 사건수임 및 부동산거래 내역 등을 면밀히 검증했고, 각 심사대상자의 공수처장으로서 자질 및 정치적 중립성 등을 논의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한 회의에서는 후보자 선정을 위한 표결이 3차례 있었으며, 최종 후보자군을 2명까지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투표에서 10명의 후보자 중 6표를 받은 후보가 없자, 2차 투표를 무기명 방식으로 실시했지만 역시 위원 6인 이상의 동의를 얻은 심사 대상자를 내지 못했다. 이에 위원들은 최대한 합의를 도출해내기 위해 다수 득표자 4명을 놓고 3차 투표를 실시해 이 중 2명이 각각 5표를 받았다고 한다. 규정상 추천위원 7명 중 6명의 동의를 무조건 받아야하는 만큼 결론적으로 최종 후보자 선정에 실패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인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은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후보자 압축을 못한 건 아니다"라며 "(추천위원 일곱 명 중) 여섯 명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동의를 얻지 못했다. 초대 공수처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드린 점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다른 관계자는 "압축된 후보 2명은 야당에서 추천한 검사 출신이 아니라 판사 출신들"이라며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동의를 해야 선정이 되는데 표결에서 2명의 후보 다 5표씩 밖에 못 얻어서 무산됐다.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한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전체 위원의 3분의 1 이상 동의하거나 의장 또는 위원장이 소집하지 않으면 향후 회의는 추가로 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이날 자로 워원회가 해산된 것과 다름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럴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을 통해 독자적으로 공수처장 후보자를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오른쪽)과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3차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오른쪽)과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3차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email protected]
추천위원 5명은 현재 추천위가 여야 정쟁의 연장선상에서 각 정당 대리인 자격으로 논쟁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회의를 속행하는 것은 의미 없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해산 절차는 거치지 않았지만 차기 회의는 열지 않기로 했으니까, 의장 소집 또는 위원장 소집 또는 위원 3분의 1이상이 요청해야 열릴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공수처장은 정치적 독립성이 가장 보장돼야 하는데 추천위원 자체가 정치 연속성이 있는 것 같다"며 "향후 추천위원이 어떻게 구성될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정치적 정당의 대표자들이 추천위원으로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법 개정 필요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엔 "이 문제는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받는 회의가 정치의 연속이 되면 안 되기 떄문에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결론을 못낸 상태에서 추천위가 계속해서 정치적 대리인 싸움이 되면 안 된다. 원래 이 문제는 정치에서 시작한 것이니까 다시 정치로 돌아가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후보추천위원이 아예 정치적으로 독립된 사람으로만 구성되든가, 정치인을 배제한 상태에서 추천위가 구성되고 완벽한 후보가 아닌 적합한 후보를 추천한 다음에 철저한 인사검증과 청문회를 통해 견제해야 한다"며 "준사법기관, 수사기관, 가장 정치적 독립성이 보장돼야하는 기관에 입법부가 처음부터 후보 추천에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3차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3차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email protected]
반면 야당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속개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는 일종의 행정기구인데 자진해서 사실상 활동을 종료한다는 것은 법리적으로 맞지 않는고 생각한다"라며 "이런 식으로 추천위를 끝내는 것은 매우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굉장히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의 방안을 찾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현재 남은 것은 추천위원 중에서 3분의 1 이상이 속개를 요청하는 건데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직무상 독립을 지키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는 공수처장이 임명된다면 공수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추천위원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그게 무산된 건 매우 안타깝고 유감"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공수처장 후보 선정 끝내 무산…표결했으나 野 반대표(종합)

기사등록 2020/11/18 19:54:14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