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이, 日·韓 연쇄 방문…'바이든 시대' 한미일 공조 견제하나

기사등록 2020/11/22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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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5일 일본, 25~27일 한국 공식 방문 예정
바이든 한·미·일 공조 통한 中 견제 우려한 듯
"美는 물론 中에도 한국 핵심축…중시할 수밖에"
"中 동반자 관계 존중하며 '결미연중' 전략 필요"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5일 오후 한중 우호 오찬회가 열린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2.05.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발빠르게 동북아 외교전에 나선다. 한·미·일 삼각 공조를 통한 대(對) 중국 견제 행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본, 한국과 관계를 관리하면서 과도한 미국 편중을 막으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위원은 오는 24일~25일 일본을 방문한 후 25일~27일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왕 위원의 방한은 지난해 12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왕 위원은 오는 26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코로나19 대응 협력 및 양국 간 고위급 교류 등 한중 양자 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면 회담은 처음이다. 아울러 왕이 위원은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을 만날지도 주목된다.

특히 왕 위원이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 문제를 논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해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이 시 주석이 우선적으로 방문할 나라'라는 점도 확인했다.

한중 정상회담이 진행될 경우 코로나19 대응 등 보건 협력을 중심으로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300명을 웃돌며 3차 재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어 방한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외교부는 "강 장관과 왕 위원은 그간 10차례의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3차례의 전화통화를 하는 등 상호 간에 수시로 소통해 왔다"며 "이번 방한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한중 고위급 간 소통을 이어가게 되면서 양국 관계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강경화 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2019.12.04. photo@newsis.com
왕 위원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중 갈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한국의 협력과 이해를 구하는데도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대(對) 중 강경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유와 인권의 가치 기반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중국의 불공정 무역, 환율 조작, 불법 보조금, 지적 재산권 도용 등을 막는 동시에 동맹국과 함께 글로벌 거버넌스를 통해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국은 미국과 일 대 일로 상대했지만 바이든 당선자는 동맹을 복원해 세계적 차원에서 글로벌 지위를 획득한 후 중국을 견제할 것"이라며 "미국 중심의 동맹국 연합 대 중국의 싸움이 될 경우 타깃이 복잡해지고 넓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양 연구위원은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가 쿼드(Quad)나 경제협력네트워크(EPN), 5G 클린네트워크, 파이브아이즈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견인하기 좋은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향후 한·미·일 군사 협력까지 나아가면 중국이 고립되는 신냉전으로 갈 수 있는 만큼 한국을 관리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이 지난달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에서 '쌍순환(雙循環·이중순환)'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내수 진작과 기술 자립을 강조한 것으로 한·일 양국과 첨단 기술 협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2020년 뮌헨안보회의 참석차 독일 뮌헨을 방문중인 강경화 외교장관은 15일(현지시간)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코로나19 대응 소통과 협력, 한중 고위급 교류, 한반도 정세 등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외교부 제공)  photo@newsis.com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한국과 일본을 어떻게 쌍순환의 과정에 끌어들이느냐가 관건"이라며 "미국이 한국을 향해 린치핀(핵심축)이라고 했지만 중국에게도 한국은 린치핀이다. 한국은 중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전략 물자인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중시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는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협력 관계를 존중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챙기고, 미국과는 한미 동맹을 공고하게 유지하는 결미연중(結美聯中) 전략이 필요하다"며 "미중이 다시 치킨 게임에 들어간 상황에서 한국은 호주, 독일, 프랑스 등 국가들과 협력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여기에 미국과 중국을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한편 왕이 위원은 일본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스가 요시히데 총리 면담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NHK는 양국이 영토 분쟁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문제, 홍콩 정세, 코로나19 등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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