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9일 0시부터 1→1.5단계로 격상
정세균 "지금 결단 안하면 더 큰 위기"
일부 불안감 여전…"보여주기식 격상"
전문가들 "조만간 2단계로 격상할 것"
"현 상황 심각…실효성 있을지 의문"
일부 시민들은 "1단계와 1.5단계의 차이가 무엇이냐. 바로 2단계 이상으로 격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9일 0시를 기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존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 "아슬아슬하게 100명대를 넘나들던 하루 확진자 수가 지난 주말 이후 나흘 연속 200명대로 올라섰다"며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곧 닥쳐온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부터 새롭게 적용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1-2-3단계로 구분됐던 기존의 거리두기와 달리 1.5단계와 2.5단계가 추가돼 총 5개 단계로 운영된다.
1단계의 경우 '생활 속 거리두기'에 한정되지만, 1.5단계가 되면 결혼식 등 일부 모임·행사 참석 가능 인원이 '100인 이상 금지'로 제한되고 종교활동과 스포츠 관람 등 역시 좌석 수의 30% 이내로만 제한된다.
직장인 한모(30)씨는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확산 속도에 1.5단계 격상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감에 등 떠밀려 하는 보여주기식 격상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한씨는 "정부가 정말 전파를 막고자 한다면 일시적으로라도 2단계로 격상시킨 후, 확산 추이를 지켜본 다음에 1.5단계로 완화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개월 된 아이를 둔 이모(29)씨는 "거리두기 단계가 하도 복잡해서 이제는 1단계와 1.5단계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환자 수는 갑자기 늘어나고 있는데 대부분이 일상 감염이라고 해서 너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몇 달 뒤 어린이집에 가야 하는데 지금처럼 거리두기 강화·해제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안심하고 보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하루 확진자 수가 200명을 넘어섰다고 하는데, 감염 잠복기 이후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보통 10일 이상이 걸리는 만큼 이 숫자가 당장 어제 발생한 확진자 수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간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하루 확진자 수가 400~500명에 달한다고 봐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1.5단계로 올린다고 해도 스포츠 관람 인원과 종교활동 인원을 좌석 수의 30% 이내로 제한하는 등 권고에 그치고 있는데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확진자 수가 계속 200명대 이상으로 나온다는 것은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지금과 같은 확산 추세가 이어지면 조만간 거리두기 단계를 추가로 올리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2단계와 비교했을 때 1.5단계는 대부분이 권고에 그치는 만큼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국민들의 경각심을 높여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1주일 사이 코로나19 유행 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거리두기 2단계 격상 가능성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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