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트럼프 불복, 전례 無…부시 친서 덩달아 화제

기사등록 2020/11/09 10:48:41

"트럼프 불복, 美 현대사에 전례 없어"

조지 H.W.부시, 클린턴 취임식 날 서한

"당신의 성공이 우리나라의 성공이다"

[워싱턴=AP/뉴시스] 2009년 1월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에서 두번째)이 백악관에서 조지 H.W.부시 전대통령(왼쪽)과 웃고 있다. 왼쪽 3번째부터 오른쪽 순서로 조지 W.부시·빌 클린턴·지미 카터 전 대통령. 2020.11.09.
[워싱턴=AP/뉴시스] 2009년 1월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에서 두번째)이 백악관에서 조지 H.W.부시 전대통령(왼쪽)과 웃고 있다. 왼쪽 3번째부터 오른쪽 순서로 조지 W.부시·빌 클린턴·지미 카터 전 대통령. 2020.11.09.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8일(현지시간) ABC뉴스는 연임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현대사에 전례 없는 불복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8년 별세한 조지 H.W.부시 전 대통령이 1993년 1월20일 자신의 연임을 막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가 소셜미디어(SNS)상에서 큰 화제다. 패배가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연일 부정 선거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너무나 대조적이어서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92년 대선에서 아칸소 주지사였던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졌다. 미국은 걸프전에서 이겼지만 부시 전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구호에 밀렸다. 부시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전 가장 최근 재임에 실패한 미국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부시 전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취임식 날 진심 어린 편지를 건넸다.

부시 전 대통령은 "빌에게. 방금 이 집무실로 걸어들어왔을 때 나는 4년 전에 느꼈던 것과 같은 놀라움과 존경을 느꼈다. 당신도 그렇게 느끼게 되리란 걸 안다"며 "여기에서 큰 행복을 빈다"고 밝혔다.

이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비판 때문에 더 어려워지는 힘든 시기가 있을 것"이라며 "나는 충고하기에 매우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비난이 당신을 낙담시키거나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지금 당신의 성공이 우리나라의 성공이다. 나는 당신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며 "행운을 빈다"고 썼다.

부시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은 훗날 좋은 친구가 돼 미국 정치사에 아름다운 선례를 남겼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ABC뉴스에 "그 편지를 정말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심오하게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 당선 전망이 나온 다음날인 1992년 11월4일 승복 연설을 통해 "원만한 권력 이양"을 약속했다. 또 지지자들에게 "우리의 새 대통령 뒤에 있어 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 완료 전 섣불리 일부 주 승리를 단언하고 부정선거를 주장해왔다. 대선 다음날인 4일에는 "민주당이 선거를 훔치려 한다", "널리 보도됐듯이 미시간주에서 많은 투표용지가 비밀리에 버려졌다면 우리의 표" 등의 트윗을 줄줄이 올렸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 교수이자 대통령 역사가인 레아 라이트 리구어는 대선에서 패배 인정 선언이 정해진 전통은 아니지만, 과거 어떤 사례도 트럼프 대통령에 비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00년 당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플로리다주 재검표 문제로 충돌한 탓에 36일 동안 당선인이 확정되지 못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이 재검표는 위헌이라고 결정하자 고어는 즉각 패배를 인정했다.

1929년 취임한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 이후 연임에 실패한 미국 대통령은 1980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 밀린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뿐이다.

이제 이 명단에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될 예정이지만 온갖 소송을 내세운 불복 사태가 길어지면 권력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80년 11월5일 패배 인정 연설에서 "상처"라면서도 "하지만 사람들이 다음 4년 동안 누가 자신을 이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레이건 전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면서 원활한 권력 이양을 위한 "전폭적인 지지"를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건 도둑맞은 선거였다(This was a stolen election)"고 트윗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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