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주만에 파란 하늘 내민 철원 주민 복구 구슬땀

기사등록 2020/08/07 17:09:28

온 마을 쑥대밭 이길리에 포크레인 굉음…뻘 치워

무너진 한탄강 제방, 자갈 든 망태기로 응급복구

주민들 "둑 갑자기 무너져 맨몸으로 급히 대피"

[철원=뉴시스] 이영환 기자 =  6일 오후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에서 주민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2020.08.06. 20hwan@newsis.com
[철원=뉴시스] 이영환 기자 =  6일 오후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에서 주민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2020.08.06. [email protected]
[철원=뉴시스] 김경목 기자 = 일주일간 먹구름과 장대비로 하늘이 뒤덮였던 강원도 철원 이길리에 7일 파란 하늘이 고개를 내밀었다.

날이 개자 복구에 나선 작업자들과 주민들의 움직임도 활발해 보였다.

비무장지대를 머리에 이고 있는 이길리는 육군의 통제를 받는 곳이기 때문에 오전 5시부터 마을에 들어가는 주민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을과 시내를 오가는 시내버스도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버스 승객은 한 명도 없었다.

오전 9시가 넘어서자 포클레인을 싣고 들어온 트럭 4대가 군 검문소에 가기 전 이길리 방향 편도 1차로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정차했다.

잠시 뒤 포클레인 4대가 일제히 차에서 내려졌고 한탄강 제방 쪽으로 이동하며 농로에 가득 쌓인 뻘을 좌우측으로 밀며 길을 냈다.

이어 포클레인 2대가 이길리 두루미탐조대 옆 무너진 제방으로 이동해 굉음을 내며 종일 임시 둑을 쌓았다.

[철원=뉴시스] 김경목 기자 =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한탄강 제방 일부가 무너졌다. 2020.08.07.photo31@newsis.com
[철원=뉴시스] 김경목 기자 =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한탄강 제방 일부가 무너졌다. 2020.08.07.photo31@newsis.com
군 검문소를 통과한 또 다른 트럭 1대는 포클레인을 싣고 이길리보다 북쪽에 위치한 정연리 마을로 가 도로에 쌓인 뻘을 치우고 무너진 제방을 응급복구했다.

망태기에 자갈돌을 가득 채워 넣어 비탈진 모양으로 만든 제방은 지난 3일 정연리와 이길리에서 각 1군데씩 무너지면서 두 마을 모두 침수됐다.

이길리 반장인 박혜정(58·여)씨는 "순식간에 물이 들이닥쳐서 빈 몸으로 나왔다. 아무것도 못 챙겼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박 반장은 "비가 계속 와서 불안하긴 했지만 넘칠 줄 몰랐다. 둑이 터질 줄 몰랐다"고 했다.

[철원=뉴시스] 이영환 기자 = 육군 3사단 장병들이 6일 오후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에서 유실지뢰 탐지 및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 2020.08.06. 20hwan@newsis.com
[철원=뉴시스] 이영환 기자 = 육군 3사단 장병들이 6일 오후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에서 유실지뢰 탐지 및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 2020.08.06. [email protected]

철원소방서 소방관들은 군 검문소 전까지 마을 진입 도로에 물을 잔뜩 뿌리며 토사를 치웠고 육군 3사단 장병들은 마을 도로에서 살수차를 투입해 청소를 했다.

특히 전날 20여명의 장병들이 투입돼 실시한 지뢰 탐지 작전에서 지뢰 1발이 발견됨에 따라 오늘(7일) 50여명의 공병대 장병들이 투입돼 마을 곳곳을 샅샅이 탐지했다.

이길리 73세대 139명의 주민 대부분도 이틀째 쑥대밭이 된 집안과 가재도구를 물로 청소하는 데 땀을 뻘뻘 흘렸다.

철원기상청에 따르면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난달 31일 오후 6시부터 지난 6일 오후 4시까지 철원에 내린 누적강수량은 520.1㎜, 철원 장흥리에는 759.0㎜의 역대급 장맛비가 내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르포]1주만에 파란 하늘 내민 철원 주민 복구 구슬땀

기사등록 2020/08/07 17:09:28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