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오르는 주담대…1조 넘게 증가

기사등록 2020/08/03 18:01:41

주담대 450조 돌파 뒤 수요 꾸준

'6·17 대책' 직후 주춤하다 증가세

"30·40대, 지금이라도 내 집 마련"

신용대출은 풍선효과, '빚투' 지속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화된 규제로 과거보다 대출받을 수 있는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지금이라도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수요가 은행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NH농협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 5곳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634조9053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조1810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인 건 지난 3월이다. 전월 대비 6조6800억원 증가한 뒤 2개월간 증가세가 주춤하다가 지난 6월부터 다시 증가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대출 항목 중에는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지난달 말 주담대 잔액은 452조823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3672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6·17대책이 발표된 지난 6월에는 전월 대비 8461억원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한 달 뒤 다시 1조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신용대출 잔액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조금씩 늘어난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20조2043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6810억원 뛰었다. 지난 6월 2조8374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증가세는) 잇따르는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반영된 것 같다"며 "30·40대가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돈을 끌어모아 주택을 구입하려고 한 게 아닌가 싶다. 신용대출이 증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대출 증가에 대해서는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빚을 내 집을 사려는 막차 행렬에 빚투가 더해졌다는 것이다.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지난 4월부터 25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258조8216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8706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 3월 이후 가장 적은 증가폭이다.

예금 금리가 사상 첫 0%대에 진입하자 돈을 불리기 위해 은행을 찾는 발길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총수신 잔액은 1554조2458억원으로 전월 1590조1660억원 대비 35조9202억원 감소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의 방카슈랑스 실적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5개 은행 월납 환산 보험료 수입은 2042억원으로 전월 동기 1539억원보다 33%(504억원) 늘었다.

이에 대해 저금리에 만족할 수 없는 고액자산가들이 방카슈랑스로 눈을 돌렸을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다만 과거에 비해 비과세 혜택이 줄어든 데다 장기상품이라 은행 입장에서도 꾸준히 높은 수수료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실적이 좋아진 건 대부분 저축형상품으로 경기가 워낙 불안하고 미래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라며 "자금은 있는데 펀드는 불안한 투자자들이 노후자금을 준비하려고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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