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 임명 靑-감사원 신경전…'월성 원전' 갈등 심화

기사등록 2020/08/01 11:33:11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문자
  • URL
최재형 감사원장, 靑 '김오수 전 차관 제청' 요구 거부
대신 제청한 판사 출신 측근, 다주택자로 靑 "부적합"
감사위원회,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결론 예정
文정부 원전 정책 결부돼 靑-감사원장 대립 추이 주목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07.2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안채원 홍지은 기자 = 감사위원 자리를 놓고 최재형 감사원장과 청와대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9개월째 지연되고 있는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검사 발표와 관련해 신경전이 표면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청와대는 이준호 전 감사위원의 퇴임으로 4개월째 공석인 자리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사실상 낙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최 원장에게 김 전 차관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할 것을 요구했으나, 최 원장은 '친여 인사'라는 이유로 여러차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최 원장은 판사 시절 함께 근무한 현직 판사 A씨를 감사위원으로 제청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A씨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다주택 등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A씨는 서울 서초구를 비롯해 수도권 등에 아파트 5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감사위원 임명 논란이 보도되자 지난 29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감사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감사원법에 따르면 감사위원은 감사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최 원장은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석인 감사위원직을 두고 "중립적이고 직무상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분을 제청하기 위해 현재도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월성원전이주대책위, 환경운동연합, 원자력안전과미래 등의 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월성 원전 1호기의 폐쇄 과정보다 위법한 수명 연장 과정을 먼저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0.06.18. photothink@newsis.com
청와대와 최 원장이 한 석의 감사위원을 두고 팽팽하게 대립하는 배경에는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 감사가 있다는 해석이다.

감사원의 감사 사항은 감사원 최고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감사원장을 포함한 총 7명의 위원들로 구성돼있다. 이중 한 석이 현재 공석이다.

현재 감사위원회는 2018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지난 2월이 최종 조사 발표 기한이었지만 9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사흘 연속으로 감사위원회를 열어 월성 원전 감사 보고서 의결을 시도했지만 결국 보류했다.

감사위원들이 월성 1호기 폐쇄에 경제성이 있다는 감사 보고서 의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는데, 최 원장은 의결을 추진하기 위해 감사위원회를 연달아 소집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미래통합당 박형수, 김석기, 이채익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자력 정책연대, 에너지시민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월성1호기 조기폐쇄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6.18. photothink@newsis.com
이런 상황에서 나머지 한 명의 감사위원을 '탈원전 정책 기조'를 가진 이번 정부에서 추천한 인사로 채워지는 데 최 원장이 부정적 입장을 보였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최 원장은 지난 29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의 득표율을 들어서 국정과제의 정당성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관련 발언을 해명했다.

여당은 "감사원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며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는 특별한 언급 없이 직접적 반응은 자제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newkid@newsis.com, rediu@newsis.com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