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꼬였던 한화, 최다 연패 앞 극적 브레이크

기사등록 2020/06/14 17:23:01

[서울=뉴시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선수단.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서울=뉴시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선수단.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프로야구 초창기인 1985년 최다 연패 기록에 2020년 어깨를 나란히 할 팀이 등장할 것을 누가 예상했을까. 최약체팀의 대명사인 삼미 슈퍼스타즈와 같은 18연패를 당한 한화 이글스의 행보는 그만큼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5월과 6월 야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한화 연패의 시작은 지난달 23일 NC 다이노스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LG 트윈스(5월26일~28일), SK 와이번스(29일~31일)전을 싹쓸이 당했지만 이때까지는 연패가 이 정도로 길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6월에도 한화는 나아지지 않았다. 상위권팀인 키움 히어로즈(6월2일~5일), NC 다이노스(5일~7일)전을 맥없이 패하면서 분위기가 심각해졌다.

NC전을 거치는 동안 1군 코치 4명의 말소와 한용덕 감독의 퇴진까지 불거지자 서서히 삼미의 이름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한화는 롯데 자이언츠 원정(9일~12일)을 모두 빼앗기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지난 13일 두산과의 홈 경기마저 내주면서 마침내 삼미의 18연패와 타이를 이뤘다.

전력상 한화가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로 무너질 팀은 아니라는 것이 야구인들의 공통된 평가다. 삼미의 기록이 탄생한 1985년과 달리 지금은 구단간 격차가 극심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화가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겨울 한화는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정우람, 윤규진, 이성열, 김태균을 모두 잡았다.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 자원인 장시환을, 2차 드래프트로 외야수 정진호를 영입했다. 롯데에서 방출된 김문호도 품었다.

나름대로 빈틈을 메웠지만 시즌 개막과 함께 곳곳에서 구멍이 뚫렸다. 외국인 투수 채드벨이 팔꿈치 통증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고 이용규(종아리)와 제라드 호잉(허리)도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나마 믿을만한 내야 자원인 하주석과 오선진의 이탈은 한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지난달 1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나란히 허벅지 부상을 당해 7월 중순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부상자 속출과 투타 동반 난조, 감독의 퇴진. 여기에 거듭되는 연패로 인한 자신감 결여는 한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악재가 겹치면서 표류하던 한화는 14일 두산전에서 지긋지긋한 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전날 우천으로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경기에서 7-6으로 이겼다.

상대가 달아나면 곧바로 추격하는 평소와 다른 끈끈함으로 무장한 한화는 9회말 2사 2,3루에서 노태형이 두산 마무리 함덕주를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날려 19경기 만에 웃었다. 지난 20여일 간 다른 선수들의 승리 세리머니를 쓰라린 마음으로 지켜봐야했던한화 선수들은 모처럼 찾아온 기쁨을 만끽했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104순위로 간신히 프로의 꿈을 이룬 노태형은 올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선수다. 팀의 대참사를 막은 한 방은 그의 생애 첫 끝내기 안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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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꼬였던 한화, 최다 연패 앞 극적 브레이크

기사등록 2020/06/14 17:23:0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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