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6·10항쟁, 국민 오랜 열망이 만든 승리…열사들 기려"

기사등록 2020/06/10 10:58:38

"국민 힘으로 역사 전진 경험…민주주의 후퇴할 수 없어"

"민주주의 위해 산화한 열사 기려…모든 분께 깊은 존경"

"제도 넘어 삶 속으로 스며들어야 더 성숙한 민주주의"

"정부, 일상 민주주의 위해 더 노력…국민도 함께 해주길"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06.10.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06.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6·10민주항쟁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기적이 아니다"라며 "3·1독립운동으로 시작된 민주공화국의 역사, 국민주권을 되찾고자 한 국민들의 오랜 열망이 만든 승리의 역사"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舊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거행된 제33주년 6·10민주항쟁기념식 기념사에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의 힘겨운 상황 속에서 국민들 모두 서로를 배려하는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유일한 나라"라며 이렇게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6·10민주항쟁 기념식을 찾은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2007년) 이후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제30주년 기념식 참석에 이어 두 번째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16년 만에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뽑게 됐고,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기본체제를 헌법에 복원하게 됐지만, 우리 국민들이 이룬 가장 위대한 성과는 국민의 힘으로 역사를 전진시킨 경험과 집단 기억을 갖게 된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결코 후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더 많은 민주주의, 더 큰 민주주의, 더 다양한 민주주의를 향해가야 한다. 민주주의를 향한 길은 중단할 수 없다"며 "민주주의가 끊임없이 발전해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날과 같이 우리는 잘 해낼 수 있다. 6·10민주항쟁 서른세 돌을 맞아 정부도 '일상의 민주주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나무가 광장에서 더 푸르러지도록 국민들께서도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6·10민주항쟁 서른세 돌을 맞아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해 간 열사들을 기린다"며 "33년 전 6·10민주항쟁에 함께 했던 시민들과 그 이후에도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0.06.10.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0.06.10. [email protected]
이어 "우리의 민주주의는 더 크게 자라고 있다. 이제는 남부럽지 않게 성숙했다"며 서로를 위한 마음으로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를 이만큼 성장시킨 우리 국민 모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장소인 과거 '남영동 대공분실'과 관련해 "한때 '남영동 대공분실’로 불리던 악명 높았던 곳"이라며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민들이 오가던 이곳에서 불법연행, 고문조작, 인권침해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지 민주화를 염원했다는 이유 하나로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고통과 공포와 치욕을 겪어야 했다"며 "김근태 민청련 의장은 전기고문을 비롯한 죽음을 넘나드는 고문을 당했고, 1987년 1월 14일 이곳 509호 조사실에서 서울대 언어학과 스물두 살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에 숨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죽음같은 고통과 치욕적인 고문을 견뎌낸 민주인사들이 '독재와 폭력'의 공간을 '민주화 투쟁'의 공간으로 바꿔냈다"며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신부님들의 용기로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고, 6·10민주항쟁은 남영동 국가폭력의 진실을 세상으로 끌어냈다"고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이제 남영동은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되고 있다.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오늘 이곳에서 6·10민주항쟁 기념식을 열게 되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불행한 공간을 민주주의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은 마치 마술 같은 위대한 기적이 아닐 수 없다"며 "엄혹한 시절을 이겨내고, 끝내 어둠의 공간을 희망과 미래의 공간으로 바꿔낸 우리 국민들과 민주 인사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가슴에 국민훈장 모란장을 달아주고 있다. 2020.06.10.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가슴에 국민훈장 모란장을 달아주고 있다. 2020.06.10.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가 이만큼 오기까지 많은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들께 훈포장을 수여한다"며 훈·포장을 받게된 민주화 유공자의 부모님들을 일일이 거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를 가슴에 담고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평생을 다하신 고(故) 이소선 여사님, 반독재 민주화 운동으로 일생을 바친 고 박형규 목사님, 인권변호사의 상징이었던 고 조영래 변호사님, 시대의 양심 고 지학순 주교님, 5·18민주화운동의 산증인 고 조비오(철현) 신부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으로 오랫동안 활동하신 고 박정기 박종철 열사의 아버님"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언론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고 성유보 기자님, 시대와 함께 고뇌한 지식인 고 김진균 교수님, 유신독재에 항거한 고 김찬국 상지대 총장님, 농민의 친구 고 권종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님, 민주·인권 변호의 태동을 알린 고 황인철 변호사님"이라며 민주화를 위해 희생했던 당사자의 이름도 빼놓지 않았다.

또 "아직도 민주주의의 현장에서 우리와 함께 계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님과 해외에서 우리를 지원해주신 고 제임스 시노트 신부님, 조지 오글 목사님"이라며 "실로 이름 그 자체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이며, 엄혹했던 독재시대 국민의 울타리가 되어주셨던 분들이다. 저는 거리와 광장에서 이분들과 동행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스럽게 기억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모두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지 우리는 항상 되돌아보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이 주권자"라며 "국가는 국민의 삶을 위해 존재하고, 언제나 주권자의 명령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로 뽑힌 지도자들이 늘 가슴에 새겨야 할 일이다.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의 두 날개로 날아오른다"며 "소수여도 존중받아야 하고, 소외된 곳을 끊임없이 돌아볼 때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0.06.10.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0.06.10.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우리는 마음껏 이익을 추구할 자유가 있지만, 남의 몫을 빼앗을 자유는 갖고 있지 않다"며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제도의 민주주의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가 당연하다고 느낄 때일수록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해 더 많이 질문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제도를 넘어 우리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며 "가정과 직장에서의 민주주의야말로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로,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반복될 때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갈등과 합의는 민주주의의 다른 이름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르다. 이상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처해있는 현실이 다르다"며 "우리는 갈등 속에서 상생의 방법을 찾고, 불편함 속에서 편함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는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민주주의로 평화를 이뤄야 한다"며 "그렇게 이룬 평화만이 오래도록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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