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차기작은 코로나 사태 영감, 철학 동화 집필"

기사등록 2020/06/02 14:01:10

신작 장편 '철도원 삼대' 기자간담회

"코로나 사태 이후 탈인간주의 중요해질 것"

'철도원 삼대'는 초판 1만부 2주만에 출고 완료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황석영 작가가 2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6.02.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황석영 작가가 2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소설가 황석영이 신간 발표와 함께 차기작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황 작가는 장기화 중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서 영감을 얻어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볼 수 있는 철학동화를 집필할 계획임을 전했다.

황 작가는 2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다. 당초 지난달 28일 예정이었으나 황 작가의 불참으로 연기된 바 있다.

황 작가는 "소설을 쓰면서 다음 작품을 생각하는데, 일단 시작은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볼 수 있는 철학동화 같은 걸 쓰려고 한다"며 "마침 제가 있는 곳(익산)이 원불교가 창시된 장소라, 박중빈, 소태산 등 어린 성자가 사물에 대해 깨달아가는 과정을 하나 쓸까 한다"고 말했다.

황 작가는 이런 철학동화 집필을 결심하게 된 계기로 코로나19 사태를 꼽았다.

그는 "재밌게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가 변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벌써 사람들이 이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며 "이건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온 자본주의 체계, 현재 이 모양대로의 문명, 이런 것들에 대해 '여태까지 잘 해온 건가'를 우리한테 질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대 변화가 있을 때마다 늘 맞춰 가는 편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중요한 화두가 말년에 생겨서, 그런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작품 활동을 조금 더 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황 작가는 "제가 젊을 적 한 때 미륵사상을 깊이 공부한 적이 있는데 그걸 다시 한 번 시작할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세기 제국주의 세력이 들어오면서 한반도가 변화하고 과거와 끊기게 되는데 그 때 아마도 자생적으로 준비했던 근대 사상들이 있다. 우리가 동학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며 "마구니가 하늘이다, 세상이 개벽돼야 한다 등의 생각들은 미륵사상에 이미 있던 것들이다. 미륵사상의 유교적 발현이 동학이라면 선교적 발현이 증산도, 불교적 발현이 원불교다. 토속종교, 민족종교, 삼형제가 굉장히 의미심장한 것 같다"고 보탰다.

황 작가는 "그래서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볼 때에 탈인간주의, 생태와 전 지구상에 있는 생물과 무생물, 우주까지 포함하는 어떤 포괄적인 생각, 사상, 철학, 이런 것들이 앞으로 대단히 중요해질 거란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황 작가의 신작 '철도원 삼대'는 일제 강점기부터 21세기까지 100년이란 시간 동안 한 집안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다. 4대손인 주인공이 고공농성을 하면서 철도노동자였던 증조부부터 조부, 아버지의 삶을 떠올리는 이야기다.

황 작가는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 10대국'이란 수식어를 들을 정도로 산업화 발전을 이뤘음에도 한국 문학에는 산업 노동자의 삶을 정면으로 다룬 장편소설이 빠져있어 채워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도서출판 창비에 따르면 황 작가의 신작 '철도원 삼대'는 초만 1만부가 2주일 만에 모두 출고 완료돼 2판 인쇄에 들어갔다. 황 작가와 창비는 지난달 28일 예정이었던 출간 기자간담회가 황 작가의 늦잠으로 취소된 해프닝이 뜻밖의 홍보 효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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