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회 제때 열리고 법안 처리되면 업어드릴 것"(종합)

기사등록 2020/05/28 18:03:42

文대통령, 여야 원내대표에 '석조여래좌상' 소개

주호영 "오늘 날씨 좋아"…文대통령 "반짝반짝"

주호영 "김태년이 잘 해주시면 술술 넘어갈 것"

與 상임위 독식 겨냥 "다 가져간다면" 일침도

메뉴 '협치 상징' 비빔밥…4번 회동 중 3번 등장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2020.05.2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2020.05.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국회가 제때 열리고, 법안이 제때 처리되면 제가 업어드리겠다"며 신속한 법안 처리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와의 대화 이후 이어진 40분간의 산책 자리에서 김 원내대표가 "오늘 우리들을 위해 일정을 많이 비우셨다"고 말하자 가던 걸음을 멈추고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원내대표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낮 12시부터 2시간 동안 오찬을 가진 이후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약 156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있는 '석조여래좌상'도 직접 소개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에서 "국회가 법에 정해진 날짜에 정상적 방식으로 개원을 못 했다"며 "시작이 반이라고 두 분이 역량을 잘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코로나 위기 국면 타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지만, 코로나 위기 극복 이후에는 미래를 향한 경쟁이 될 것"이라며 "누가 더 협치와 통합을 위해 열려있는지 국민이 합리적으로 보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에 3차 추가경정예산안과 고용 관련 법안 처리,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7월 출범을 당부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8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오찬 회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5.2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8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오찬 회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5.28.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20대 국회도 협치와 통합을 표방했으나, 실제론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는 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오찬을 시작하기에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常春齋)앞에서 양당 원내대표를 맞이한 후 "두 분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고 했다. 상춘재는 경내 전통 한옥 건물로 주요 귀빈을 영접할 때 활용되던 사랑채다.

문 대통령은 주 원내대표에게 "(청와대 방문이) 세 번째인가"라고 물으며 환영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렇다"며 "바른정당 시절에 한 번 (찾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여야 원내대표 초청할 때 한번 오셨다"고 하자 주 원내대표도 "당 대표할 때 대행으로 한 번 더 왔다"고 보탰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오늘 날씨 너무 좋다"고 했고 문 대통령도 "그렇다. 반짝반짝하다"고 화답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대표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 들어가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5.2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대표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 들어가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5.28.  [email protected]
주 원내대표는 이어 "건강은 괜찮으신가"라고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예"라고 짧게 답했다.

지난 18일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의 입술이 부르튼 데 대해 그간의 피로가 누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대화에 앞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서로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 원내대표가 "오늘 대화도 날씨만큼 좋을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네자 주 원내대표는 "그리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김 원내대표가 잘 해주시면 술술 넘어가고, '다 가져간다' 이런 말 하면…"이라고 운을 떼자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국회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여야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177석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만큼, 전체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갖고 와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래통합당은 전날 민주당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국회를 엎자는 건가"라고 강력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빨리 들어가는 게 덜 부담스러우시겠다"고 말한 뒤 두 원내대표와 상춘재 안으로 들어갔다.

대화 성격에 맞게 문 대통령과 양당 원내대표는 노타이 차림으로 만났고 오찬 대화는 의제 없이 진행됐다.

오찬 회동의 메인 메뉴로는 비빔밥이 테이블에 올랐다. 협치를 상징하는 비빔밥은 여야 원내대표 오찬 회동의 '단골 음식'으로, 취임 후 네 차례의 회동에서 세 번이나 등장했다.
 
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와의 만남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가 열린 2018년 11월5일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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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05/28 18:03:4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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