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시간이 없다"...코로나 와중에도 글로벌 행보(종합)

기사등록 2020/05/18 11:36:38

글로벌 기업인 가운데 첫 중국 출장...국내외 경영보폭 넓혀

중국 시안 삼성 반도체 사업장 찾아 사업점검·임직원 격려

올해 초 브라질 출장 이후 4개월 만에 해외 현장경영 재개

이재용 "과거에 발목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대격변기' 속 발빠른 위기 대응과 과감한 미래 도전 당부

대국민 사과 이후 정의선 만남 등 '새로운 삼성' 움직임 분주

[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서울=뉴시스] 김종민 고은결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을 방문하며 해외 현장경영 행보를 재개했다.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올해 초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공장을 찾아 중남미 사업을 점검한 이후 4개월 만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방문한 글로벌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 공장이 있는 중국 시안(西安) 삼성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과 대책을 논의하고 임직원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이 자리에는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황득규 중국삼성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며 발빠른 위기 대응과 과감한 미래 도전을 주문했다.

모든 것이 급변하는 '대격변기' 속에서 자칫 실기(失期)할 경우 돌이키기 힘든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과 함께,  빠르게 움직이면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동시에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출장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미래에 대비한 도전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생산 기지인 시안 공장은 스마트폰, PC, 서버 등에서 데이터 저장장치로 활용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한다.

시안 공장은 2012년 1기 기공식을 시작으로 2013년 전자연구소 설립, 2014년 1세대 V-NAND 양산 및 2015년 후공정 라인 완공, 2018년 2기 증설까지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시안에 제2공장을 짓는데 3년간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이 같은 1차 투자에 이어 2차로 8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혀, 2공장 사업 투자액은 총 150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2단계 공사까지 마치면 2공장 캐파는 웨이퍼 월 13만장 수준이 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시안 2기 양산은 기존 계획에 맞춰 램프업(생산량 증대) 중"이라며 "수요 전망에 맞춰 탄력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설 연휴 기간에도 삼성전자의 핵심 반도체 생산 거점인 시안 공장을 찾아 2기 라인 공사 현장을 직접 점검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설비엔지니어들도 가기를 꺼려하는 중국 출장길에 직접 오른 모습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 될 기미가 보이는 가운데 위기를 선제적으로 기업 총수로서 절박한 심정이 읽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지속과 반도체 자급화 추진 등으로 미중간 무역갈등이 재점화할 분위기가 감지되는 시점에서 오는 21일 개막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를 앞둔 중국을 방문한 것에는 큰 전략적 판단이 내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느 때보다 이 부회장의 방문 소식은 중국 지도층에 강한 인상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정부 뿐 아니라 중국 중앙정부에서도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에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해10월에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이 곳을 방문해 반도체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강화 의사를 시사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당시 리커창 총리는 "우리는 삼성을 포함한 각국의 하이테크 기업들이 계속해서 중국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환영한다"라며 "수년간에 걸친 삼성과 중국의 협력은 첨단기술 협력이 고부가가치의 성과를 반드시 가져올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리커창 총리의 방문 등 중국 정부의 관심에 대한 화답성 방문이라고도 해석된다.

아울러 다른 해외국가들이 코로나19로 항공망을 사실상 봉쇄했지만, 중국은 이달 초 한중 외교당국이 기업인 입국 패스트트팩(입국 절차 간소화)에 합의해 중국을 찾는 기업인이 출국 전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중국 입국 이후 14일 동안의 의무격리가 면제된다는 점도 이 부회장의 중국 방문을 가능케했다. 이 부회장도 출국 전과 중국 입국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확산 와중에도 국내 사업장을 잇따라 찾아 현장 경영을 지속했다. 지난 2월20일에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심장'과 같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극자외선(EUV) 라인을 방문한 데 이어 3월3일에는 구미사업장에 들렀다. 같은 달 19일에는 충남 아산사업장을, 25일에는 수원 삼성종합기술원도 방문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경영권 승계 논란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언급한 이후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3일에는 대국민 사과 이이후 첫 행보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을 삼성SDI 천안사업장으로 초청해 첫 단독 총수 회동을 갖고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전지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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