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명운 건 김종인, '4개월짜리' 비대위원장 반발

기사등록 2020/04/28 18:16:48

최종수정 2020/04/28 19:33:17

통합당 전국위, '8월 전당대회' 그대로 비대위 의결

김종인 "8월 전당대회면 비대위 못해" 이미 천명

정병국 "의결해도 본인이 고사하면 무의미한 결정"

부담 있지만 취임 후 다시 당규 바꿔 연장도 가능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 2020.04.24.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 2020.04.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최서진 기자 = 미래통합당 전국위원회는 28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안건을 가결했다.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통합당의 기존 최고위가 해산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수순이다.

통합당은 이날 오후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위에서 '김종인 비대위' 안건을 두고 표결한 결과 330명 중 177명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 측은 "김종인 대표께선 오늘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결국 당사자인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받아들일지가 미지수가 됐다.

앞서 통합당은 이날 오전 당선인 총회를 개최한 뒤 오후 2시께부터 상임 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차례로 열어 '김종인 비대위' 구성을 위한 의결을 시도했다. 하지만 오후 2시께 예정됐던 상임 전국위원회는 정족수 미달로 개최되지 못했다. 이에 전국위 역시 무산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639명 중 330명 참여로 성원돼 예정대로 개최됐다.

상임 전국위에서는 당 대표 임기가 8월까지인 당헌·당규 개정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임 전국위가 무산됨에 따라 2020년 8월 31일 전당대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이 유효하게 됐고, 이후 김종인 비대위가 들어선다 해도 비대위 임기는 8월까지인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전부터 전당대회를 8월에 하겠다는 전제가 붙으면 비대위원장을 맡을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혀왔다.

지난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도 그는 "전당대회를 8월에 하겠다 혹은 7월에 하겠다는 전제가 붙으면 나한테 와서 (제안을)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며 "비대위라는 것은 당헌·당규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대위 기간에 대한 질문에는 "일을 해 봐야 아는 건데, 다음 대통령 선거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는 준비가 철저히 되지 않고서는 비대위를 만드는 의미가 없다"며 "저는 대권을 제대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준비까지는 해 줘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결국 김 전 위원장이 기존에 천명했던 대로 비대위원장직에 대한 거부 의사를 확고히 할 경우, 통합당은 의결까지 마치고서도 비대위원장을 찾는 과정부터 다시 해야 할 상황이다.

정병국 통합당 의원은 전국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사자가 수용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 것을 일방적으로 표결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8월31일까지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는 (가정의) 안이기 때문에, 의결을 했어도 본인(김 전 위원장)이 고사하면 무의미한 결정이다"라고 개탄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과 정우택 전국위원회 의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릴 예정인 미래통합당 제1차 상임전국위원회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정족수 미달로 상임전국위는 개최되지 못했다. 2020.04.2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과 정우택 전국위원회 의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릴 예정인 미래통합당 제1차 상임전국위원회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정족수 미달로 상임전국위는 개최되지 못했다. [email protected]
여전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김 전 위원장이 일단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다시 상임 전국위를 소집해 당헌·당규를 바꾸는 식으로 임기를 조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스스로의 임기를 연장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므로 김 전 위원장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해진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지금까지 말한 것으로 봤을 때는 거부할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며 "거부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당 모양새가 우습지 않겠나"라며 "심재철 원내대표가 취임 후 개정해서 기간을 바꾸면 된다고 했지만, 모양이 이상하다"고 평가했다.

8월 말에 예정대로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당 내 의견도 많았던 만큼, 새로운 비대위원장 후보를 물색할 여지도 남아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굳이 대안을 준다면 박찬종 전 의원도 훌륭한 대안이다"라며 "김 위원장도 훌륭하지만 박 전 의원을 제안하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이런 대안이 있을 수 있고 당 내에도 보면 훌륭하게 하실 분들 찾으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단 심 원내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설득해보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전국위를 마치고 "김 전 위원장에게 득표 내용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리고 비대위원장을 수락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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