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한달 제주]②51년만에 국제선 0편…정상운영 기약없는 공항

기사등록 2020/03/19 08:54:30

2월4일 정부 무사증 입국 제도 전면 중단, 中 발길 '뚝'

코로나19 대구·경북 확산 여파…中 불체자 탈 제주 행렬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7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운항이 중단돼 청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17.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7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운항이 중단돼 청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17.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지난달 21일 처음 발생한 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가운데 중국인들의 탈제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불과 올해 1월만 해도 제주공항은 명실상부한 관광의 제1관문 으로 통했다. 한달 국제선 운항만 1680여편에 달했고, 이용객은 23만1500여명이 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국내 확산세가 가속화하면서 제주공항은 넘쳐나는 관광객 대신 촌각을 다투며 몰려드는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의 비상탈출구로 전락했다.

◇ 코로나 여파, 국제선 정기노선 모두 끊겨

19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동계 운항 스케줄 기준 하루 5개국 25개 노선이 운항했던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노선은 현재 0개다.

제주공항의 모든 국제선 운항이 끊긴 것은 1968년 국제공항 인증을 받아 이듬해 일본 오사카 직항편 취항을 시작으로 국제노선 운용에 들어간 지 5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유일하게 운용 중이던 에어아시아의 제주~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노선이 지난 14일 끊기면서 제주를 연결하는 직항 국제노선 운항은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국제선 셧다운(shutdown·일시중단)은 지난달 4일 정부의 무사증 입국제도 중단 조치 이후 이미 예견됐다. 무사증 중단에 따라 제주~중국 노선 항공편이 크게 줄고, 정규노선은 지난달 중순께 완전히 끊겼다.

이후 홍콩과 대만 등 중화권 노선과 태국 노선은 이달 1일에, 도쿄와 후쿠오카·오사카 등 제주~일본 3개 직항 노선이 지난 9일 차례로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1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 출국을 서두르는 중국인 불법체류자들과 비자 기한이 만료된 관광객들로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10.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1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 출국을 서두르는 중국인 불법체류자들과 비자 기한이 만료된 관광객들로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10. [email protected]

현재는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자진 출국을 신청한 중국 불법체류자들의 귀환을 돕는 춘추항공사의 임시편 운항이 유일한 국제선 역할을 하고 있다.

이마저도 지난 16일과 18일 운항을 끝으로 언제 다시 운용될지 기약이 없어 사실상 제주공항 국제선 청사는 코로나19 사태 진정만 기다리는 모습이다.

외교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금지 및 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지역은 총 159곳이다. 이는 유엔 회원국(182개국) 82%가 제한 조치를 취한 셈이다.

사실상 제주발 국제노선 운용이 당분간 불가능한 이유이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는 진정세에 접어드는 모양새이지만, 외국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전 세계적 상황인 만큼 상대국의 사정이 좋아져야 중단된 국제노선 운용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지난 6일 오전 제주시 중국주제주총영사관 앞에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몰려와 중국행 항공기 증편을 요구하며 항의하자 이동걸 제주화교화인연합회장이 나와 진정시키고 있다. 2020.03.06.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지난 6일 오전 제주시 중국주제주총영사관 앞에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몰려와 중국행 항공기 증편을 요구하며 항의하자 이동걸 제주화교화인연합회장이 나와 진정시키고 있다. 2020.03.06. [email protected]

◇ 中불법체류자 빠져나가지만…"역기능 예의주시해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이후 자진 출국을 신청한 중국인 불법체류자 수는 총 1785명이다. 이 가운데 1400여명은 지난달 말부터 보름 사이에 중국행 임시편을 나눠타고 출국했다.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귀국을 서두르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코로나19 감염이 두렵기도 하지만 타국 생활을 지탱하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것도 제주를 떠나는 큰 이유로 지적된다.

자진 출국을 신고한 중국인 쉬모(43·여)씨는 이달 초 취재진을 만나 "한국에서 퍼지는 코로나도 무섭고, 일터에서 중국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좋지 않아 잠시 본국에 돌아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와 경찰은 도내에 중국인 불법체류자가 약 1만4000명 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은 코로나 사태로 전체 불법체류자 가운데 약 15% 가까이 이미 제주를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법무부도 자진 출국 불법 체류자들에게는 입국 금지 및 범칙금을 면제해주고 있다. 자진 신고자에게는 재입국 기회도 열어 주는 등의 조치가 뒷받침되면서 불법체류자의 출국 속도가 빨라졌을 것으로 당국은 판단 중이다.

코로나 사태로 불법체류자가 빠져나가는 순기능도 있지만, 일거리가 줄어 경제활동이 막힌 이들이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최근 제주 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마스크 사기 범죄 피의자 대부분이 중국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생계형 불법체류자인 경우 말썽을 일으키지 않고 지역사회에 노동력 제공하는 등의 역할을 담당한 것도 사실"이라며 "일거리가 줄어든 만큼 범죄 노출 가능성이 커져 이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지난 3일 제주국제공항 3층 출국장에서 한 중국인 모자(母子)가 우비를 입고 출국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0.03.03.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지난 3일 제주국제공항 3층 출국장에서 한 중국인 모자(母子)가 우비를 입고 출국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0.03.0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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