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택배기사 "마스크요" 말에 우르르…순식간에 품절

기사등록 2020/03/06 15:07:05

6일 오전 판매 약국 앞선 장사진

"마음 놓여", "그나마 다행" 긍정

약국서도 배송시점 몰라 헛걸음

"언제 팔지 모르는데 어떻게 사"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시민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0.03.06.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시민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0.03.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창환 류인선 기자 = "15분 정도 기다렸다가 2장을 3000원 주고 샀어요. 엊그제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2시간30분 정도 걸렸는데…"

6일 오전 10시께 서울 관악구의 한 약국 앞에서 만난 50대 김모씨는 이같이 말했다. 약국 앞은 문을 열기 전부터 10명이 넘는 마스크 구매자들이 줄지어 섰다. 한 명씩 안으로 들어가 신분증을 제시하고 이름을 작성하면, 약국 관계자는 중복구매 확인 시스템을 통해 마스크 중복구매 여부를 확인하고 판매했다.

전날 정부는 국내 생산 마스크 전량 직접관리, 판매 이력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1인2매 구매제한, 출생연도에 따른 요일별 5부제 판매 시행 등을 골자로 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또 마스크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기존 생산업체의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우선 전국 2만4000여개 약국에서 개인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 수량은 이날부터 일주일에 2매로 제한된다.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도 약국과 같은 방식으로 일주일에 1인당 2매 판매를 적용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빚어진 마스크 품귀현상을 해결하고자 내놓은 이번 조치에 대해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구매 '성공', '실패' 여부에 따라 반응도 갈렸다.

인근의 다른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한 서향순(66)씨는 "5일 동안 쓰던 마스크를 오늘에서야 버렸다.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면 마스크를 살 수 있다고 하니 마음이 편하다"며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고 웃어 보였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시민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0.03.06.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시민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0.03.06. [email protected]
서씨는 이어 "(코로나19가) 이렇게 확산될지 몰라서 전혀 준비를 안 하고 있었다, 후회가 된다"며 "우리 집에는 초·중학생 등 손녀들이 4명이다 보니 할머니(본인)가 약국 등을 들락날락했다. 그래도 나한텐 차례가 잘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약 40명의 인파가 늘어선 종로구 소재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한 최상주(71)씨는 "어제도 하루종일 약국을 돌아다녔자만 못 샀는데 (오늘은) 운이 좋았다"며 "이렇게라도 살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줄 서있던 김모(45)씨도 "일단 사는 게 중요하니까 2매씩이라도 살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나 약국마다 공적 마스크 배송시점이 다르고, 안내가 되지 않은 탓에 '헛걸음'을 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실제로 관악구 신림역과 종로구 종로5가역 인근 총 16곳 약국들 가운데 4곳에서만 오전 중 마스크 판매가 이뤄졌다.

정모(50)씨는 "마스크를 사려고 왔는데 아직 안 들어왔다고 한다"며 "살 수가 없는데 공적 마스크라고 하고 약국에서 팔면 되느냐, 그냥 동사무소에서 팔아야지"라고 하소연했다.

정씨는 "시간대를 정해서 동사무소나 이런 곳에서 한 번에 팔아야 사람들이 와서 사지 않느냐"며 "이렇게 해서는 언제 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6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이 강아지를 데리고 공적 마스크 2매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0.03.06. jc4321@newsis.com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6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이 강아지를 데리고 공적 마스크 2매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0.03.06. [email protected]
대다수 약국 앞에는 '오늘 배당량 품절', '아직 입고 전' 등의 안내문이 부착됐고, '마스크 있어요?'라고 재차 묻고 떠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한 약국에서는 배달기사가 "마스크요"라고 외치면서 들어오면서 인근 사람들이 몰려 30분 만에 품절되기도 했다.

약국 관계자들 역시 "우리도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 "알아도 시간대를 정해 안내하면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문제"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직장인들은 구매하기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다", "일주일에 2개는 너무 적다" 등의 불만도 제기됐다.

한편 오는 9일부터는 '5부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출생연도 끝자리가 '1, 6'이면 월요일, '2, 7'은 화요일, '3, 8'은 수요일, '4, 9'는 목요일, '5, 0'은 금요일로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요일이 정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약국 택배기사 "마스크요" 말에 우르르…순식간에 품절

기사등록 2020/03/06 15:07:05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