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비상책에도 美증시폭락 왜?…"보건위기에 통화정책 효과 의문"

기사등록 2020/03/04 08:32:45

최종수정 2020/03/04 11:00:09

12년 만에 정례 FOMC 전 기준금리 인하

0.5%P 내렸지만 3대 지수 모두 하락 마감

"통화정책, 공급 충격 문제 못 다뤄"

[뉴욕=AP/뉴시스]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전광판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마감가를 나타내고 있다. 2020.03.04.  
[뉴욕=AP/뉴시스]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전광판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마감가를 나타내고 있다. 2020.03.04.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달래기에 실패했다.

3일(현지시간)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연준은 1.00~1.25%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코로나19의 경제적 타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조치다. 연준은 2일 밤 화상회의를 열어 3일 오전 만장일치로 금리인하 결정을 내렸다. 연준이 이처럼 긴급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인하한 건 금융위기였던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금융위기로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기로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연준의 경기부양 정책 기대감으로 2일 크게 올랐던 뉴욕증시는 이날 오히려 내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785.91포인트(2.94%) 하락한 2만5917.41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86.86포인트(2.81%) 떨어진 3003.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68.07포인트(2.99%) 하락한 8684.09에 거래를 마감했다.

금리 인하와 맞물려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10년물의 가격은 치솟았다. 10년물 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0.914%까지 떨어졌다가 1.005%로 마감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1%를 밑돈 건 처음이다. 채권의 금리는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발표 직후 다우지수가 350포인트 상승하는 등 지수가 치솟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연준 조치의 한계를 인정하자 잠잠해졌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가 (코로나19) 감염률을 낮추지 않으리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경제에 의미 있는 활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장의 움직임은 연준의 조치만으로는 소비 지출과 기업 투자 축소를 막을 수 없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보여줬다고 WSJ은 전했다. 전염병으로 공급망 붕괴, 수요 부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회계기업인 RSM U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지프 브루셀라스는 "현 사태를 재정당국이 이끌어야 한다. 통화정책은 공급 충격 문제를 다룰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 확산이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으리라는 우려를 해소하는 데 연준이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금융기업 SEI 인베스트먼츠의 포트폴리오 전략 책임자 제임스 스미겔은 이번 인하가 "자신감을 제공할 목적이었지만 정반대의 효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는 전 세계적인 보건 위기 국면에서 통화정책 효과의 한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투자 그룹 알제브리스의 다비데 세라는 "은행에 가서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당신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세계적인 유행병(pandemic) 위험이 실재한다. 심각하다. 책임 기관은 중앙은행이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라고 말했다.

프린시플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분석가 시마 샤는 "격리 조치와 여행 장벽이 도입됐는데 기준금리 인하가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있다"며 "금리 인하는 텅 빈 가게 선반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은 무기력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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