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對 부티지지, 이념·나이·지지층 '극과 극'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미국 대선 민주당 초반 경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이 본선 레이스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이념적 성향과 나이 등이 극한 대조를 이루는 이들은 핵심 지지층이 겹치지는 않지만 여전히 많은 유권자들이 지지 후보를 굳히지 않은 만큼 본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프레임 공세…'부자들의 포로' vs '모 아니면 도'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들의 새로 경쟁은 아이오와 민주당이 코커스 결과에 따른 후보별 대의원 수(부티지지 14명, 샌더스 12명)를 발표한 지난 9일 이후 더욱 격화됐다. 이들은 서로를 프레임에 가두는 정치적 공세를 펼치고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부티지지 전 시장을 '억만장자 기부자들의 포로'라고 했고, 부티지지 전 시장은 샌더스 의원을 '마이 웨이 오어 더 하이웨이'(my way or the highway·'내가 하자는대로 하거나 아니면 떠나라'란 뜻)라고 묘사했다.

샌더스 의원은 9일 플리머스 유세에서 "부티지지 전 시장은 40명이 넘는 억만장자에게 선거자금을 받았다"며 그가 부유한 기부자들의 주머니 속에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견해는 다르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은 '월스트리트 피트!"라고 외쳤고, 이날 아이오와 민주당이 후보별 대의원 확보 수를 발표하자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 캠프 관계자는 "부티지지 전 시장은 이 시점에서 분명히 기업주의 노선을 공고히했다"며 "진보적 비전과 기업주의적 비전이 맞붙으면 진보적 비전이 승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부티지지 전 시장은 샌더스 의원이 분열을 조장한다고 맞대응했다. 그는 "나는 샌더스 의원을 존경하지만 이 메세지는 혁명 아니면 현 상태 유지라는 것처럼 들린다. 그것은 우리 대부분에게 여지를 주지 않는 국가 비전"이라고 비판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또한 같은날 다른 행사에서 샌더스 의원의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 공약이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샌더스 의원 자신 조차도 이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비용이 들지 모를 것이라고 공세를 높였다.

첫 번째 경선지인 아이오와에서 0.1%포인트에 불과한 표차로 1, 2위를 차지한 이들은 뉴햄프셔에서도 오차범위 내 초접전 박빙세다.

그만큼 유세 참여 인원 등 하나하나까지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주말 초 부티지지 전 시장 캠프가 행사 1841명이 모였다고 하자, 뒤이어 샌더스 의원 캠프는 1981명을 모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념·나이·지지층 '극과 극'    

이들은 이념적 성향뿐만 아니라 나이, 지지층에 이르기까지 극한 대조를 이룬다.

78세의 샌더스 의원은 당선될 경우 미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 38세의 부티지지 전 시장은 최연소 대통령이 된다.

이념적 성향으로 치면 샌더스 의원은 지난 수십 년 만에 가장 진보적인 후보다. 반면 부티지지 전 시장은 전형적으로 실용주의적인 접근방식을 보이고 있다.

지지층에선 샌더스 의원이 비백인 유권자를 포함해 젊은층과 노동자 계층의 단단한 지지를 받고 있다. 반대로 50대 이상 유권자들의 표심을 위해선 고군분투 중이다.

이에 반해 부티지지 전 시장은 나이가 많은 부유한 백인 유권자와 일부 농촌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흑인유권자에게 외면 받는 것은 부티지지 전 시장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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