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민, 집회 현장서 대책 마련 등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
[청주=뉴시스] 천영준 기자 = 이시종 충북지사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최초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의 격리수용 장소로 진천이 결정된 것과 관련해 "막으려 했으나 안 됐고, 지금 상황에선 지역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충북혁신도시 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우한 교민 수용에 반발하는 주민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공항을 통해 720명 정도가 들어오는 것으로 아는데 충남 아산에서 다 수용하기 어려워 진천에 200명이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민을 다른 곳으로 수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전날 중앙정부에 강하게 유감을 표했다"며 "지금이라도 번복할 여지가 있다면 노력하겠지만 너무 늦어 시간이 없다"고 사실상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진천이 격리수용 장소로 결정된 것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이 지사는 "최대한 대응하지 못한 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떠도는 소문 수준에서 (진천이 확정됐다는)얘기를 들은 것이며 최종 통보가 된 것은 전날 오후 4시30분 발표를 통해 알았다"며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동포이며 그런 차원에서 현재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역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무증상자만 입국하는 데 (이들이 격리수용 장소에서)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수용 후 증상이 있다면 충북대병원 등으로 이송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주민 중 한 명이라도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정부와 내가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안전 대책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이 지사는 대화가 끝난 뒤 주민을 격려하기 위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집회 장소에 나갔으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주민들은 "'악수하러 왔느냐', '대책을 내놔라', '정말로 수용시설로 지정된 걸 몰랐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상치 못한 주민들의 이 같은 항의에 당황한 이 지사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한 채 황급히 현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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