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인재개발원 반경 1km내 1만7000명 사는데 격리하는게 맞나"

기사등록 2020/01/30 14:47:07

진천·음성 주민들 "지역 이기주의와는 다른 문제"

이시종 지사 주민 설득…경찰 "물리적 충돌 자제"

[진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30일 오전 중국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의 임시 거주시설인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인근 도로에서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1.30.  20hwan@newsis.com
[진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30일 오전 중국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의 임시 거주시설인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인근 도로에서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1.30.  [email protected]

[진천=뉴시스] 김재광 임선우 조성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의 격리수용 장소로 결정된 충북혁신도시 주민들이 30일 궐기대회를 열고 반발 수위를 높였다.

행정구역상 충북혁신도시를 양분하는 진천군 덕산읍과 음성군 맹동면 주민 10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주민반대궐기대회를 열어 정부의 결정을 성토했다.

이봉주 진천군이장단연합회장은 "이곳은 인구 밀집지역임에도 행정안전부가 우한 교민 수용을 강행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반대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주문했다.

임흥식 음성군 맹동면 이장협의회장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지역주민과 아무런 상의 없이 이런 결정을 내린다는 게 유감스럽다"며 "2만6000여명이 살고 있는 충북혁신도시로의 격리 조치를 결사 반대한다"고 외쳤다.

윤재선 인재개발원 우한폐렴 수용 공동반대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지역이기주의라는 말을 듣고 있는데, 잘못된 부분이다"라며 "우한 교민 수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구밀집지역에의 격리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진천=뉴시스] 조성현 기자 = 30일 충북 진천 혁신도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이시종(왼쪽) 충북지사가 우한 교민 수용에 반발하는 지역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2020.01.30. photo@newsis.com
[진천=뉴시스] 조성현 기자 = 30일 충북 진천 혁신도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이시종(왼쪽) 충북지사가 우한 교민 수용에 반발하는 지역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2020.01.30. [email protected]

주민들은 오후 1시40분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옆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이시종 충북지사와 만나 반대 뜻을 재차 전했다.

이 지사는 "지금이라도 번복할 여지가 있다면 (어찌)해볼텐데, 이제는 도리가 없다"며 "충북혁신도시 주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날 오전 7시40분께 기동대원 등 경력 673명과 경찰 버스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입구를 봉쇄했다. 경찰 인원은 전날 5개 중대, 1개 제대 500명에서 10개 중대, 2개 제대로 173명 증원됐다.

서울과 세종, 대구지방청 소속 6개 중대도 농성 현장에 투입됐다.

 전날 오후 10시30분께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주민들에 둘러싸여 물병과 종이컵 등을 맞고, 머리채를 잡히는 등 봉변을 당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인재개발원 입구에 설치됐던 트랙터 2대와 고철수거용 집게차 1대는 이날 오전 8시 자진 철수했다. 또다른 수용장소인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앞 도로를 점거하고 있던 농기계는 '즉시강제'로 철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주민들을 설득해 물리적 충돌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강제진압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진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30일 오전 중국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의 임시 거주시설인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인근 도로에서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1.30.  20hwan@newsis.com
[진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30일 오전 중국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의 임시 거주시설인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인근 도로에서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1.30.  [email protected]

정부는 이르면 3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내 교민 708명을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분산 수용한다.

2016년 9월 진천군 덕산읍 충북혁신도시로 이전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최대 519명을 기숙사에 수용할 수 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반경 1㎞에는 아파트 등 6285가구에 1만7237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등학교 등 교육기관 10곳에는 3521명의 학생이 다닌다.

충북혁신도시로 반경을 넓히면 직선거리 2㎞ 안에 12개 아파트단지 등 1만1000여 세대, 2만6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어린이집 28곳과 유치원 3곳, 초등학교 3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1곳에 6500여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정부는 30일과 31일 4차례 전세기를 띄워 우한 체류 한국인 708명을 김포공항으로 송환한 뒤 170여명을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 사정으로 항공기 이륙 시간이 유동적이어서 진천 도착 시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우한에서 전세기를 통해 30일부터 국내로 입국하는 교민들이 격리거주할 임시생활시설이 아산과 진천 소재로 결정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우한에서 전세기를 통해 30일부터 국내로 입국하는 교민들이 격리거주할 임시생활시설이 아산과 진천 소재로 결정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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