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준법감시위' 구성...법원 숙제에 답한 격

기사등록 2020/01/09 16:00:14

삼성 주요 계열사 7개 준법경영 감시하는 '준법감시위' 내달 초 출범

'삼성 내부 준법감시제도' 요구한 법원 숙제에 대한 답인 듯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12.06.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12.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오는 17일 국정 농단 파기환송심 4차 공판을 앞두고 준법·윤리 경영을 위한 독립 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그간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준법 감시제도'를 요구한 재판부의 숙제에 대한 답을 내놓은 격이다.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김지형 전 대법관은 9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위윈회 구성 및 운영 방침 등에 대해 발표했다.

김 전 대법관은 "위원회는 회사 외부에 독립해서 설치되는 기구"라고 소개하며, "독립성과 자율성이 생명으로 삼성의 개입을 철저히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삼성의 준법경영을 위한 파수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때에 따라서는 법위반 사항을 직접 조사하겠다"며 "특히 최고경영진 법 위반 행위에 대해 위원회가 곧바로 직접 신고 받는 체계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내정된 법무법인 지평의 김지형 대표 변호사가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위원장 수락 배경 및 위원회 구성 운영방향에 대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1.0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내정된 법무법인 지평의 김지형 대표 변호사가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위원장 수락 배경 및 위원회 구성 운영방향에 대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1.09.        [email protected]


그는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위원회 위원장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삼성이 준법감시위를 구성하려는 진정성에 대한 의심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여러 번 제의를 거절했지만, 이 부회장으로부터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확약을 받고 제의를 수락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김 전 대법관을 비롯한 외부 인사 위주로 총 7명으로 구성됐으며, 삼성그룹에서 독립된 외부 기관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삼성의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등 7개사의 준법 감시업무를 맡게된다. 위원회 발족은 오는 2월 초순이다.

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은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의 숙제에 대한 답변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첫 공판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에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재벌체제 폐해 시정 ▲혁신기업으로의 변화 등 3가지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정 부장판사는 당시 재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미국 연방양형기준 제8장을 언급하면서 실효적 준법감시 제도 마련 등을 주문했다. 연방 양형기준 8장은 실질적인 준법감시제도를 갖춘 기업의 구성원에게 형을 낮춰주는 법이다.

정 부장판사는 이러한 재판부의 요구는 "재판 결과와는 무관하다"고 전제했지만, 판사가 선고도 하기 전에 피고인에게 범죄 재발 방지 대책을 주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런 이유로 재판부의 이러한 주문은 피고인 형량을 낮추기 위한 면죄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금속노조 유섭기업 지회 조합원들 참석자들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 앞에서 '삼성 이재용 봐주기 준법감시위원회 발족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삼성은 법무법인 지평의 김지형 변호사를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에 내정했다. 2020.01.0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금속노조 유섭기업 지회 조합원들 참석자들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 앞에서 '삼성 이재용 봐주기 준법감시위원회 발족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삼성은 법무법인 지평의 김지형 변호사를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에 내정했다. 2020.01.09.  [email protected]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으로 구성된 시민단체는 김 전 대법관의 기자간담회가 열린 9일 오전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의 준법감시위 구성에 대해 날을 세웠다.

이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 재판부가 이재용을 구속하지 않을 명분을 만들기 위해 준법감시기구를 만들라고 제안했다"며 "준법감시기구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선고에서 유리한 양형을 얻고자 하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오후 성명 발표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집행유예'를 위해 임시방편으로 준법위를 꾸리는 것에 대한 의혹과 우려가 있다"며 "준법위 설치가 삼성의 법적 책임에 대한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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