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의혹 제기에 청와대 내부는 격앙된 분위기
"울산 공공병원, 文 공약…선거개입 의혹은 억측"
의혹에 적극 반박하겠다는 대응 기조로 나설 듯
"檢수사 주시…靑 설명 거짓으로 결론 어려울 것"
文대통령의 직접 언급 가능성은 아직까지 낮아
추미애 기대감 표시하며 검찰개혁 언급 가능성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수사관 사태를 단박에 정리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서도 직접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 가능성은 현재까지는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낼 가능성은 적다"며 "언급할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윤석열 총장을 향한 신뢰를 아직은 갖고 있는 문 대통령이 현 검찰 수사에 대해 언급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검찰 개혁과 관련한 메시지를 에둘러 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청와대는 지난달 29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국회 운영위 출석으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이 일단락 마무리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민정수석실에 몸담았던 서울동부지검 수사관의 돌연한 죽음으로 논란의 불씨는 더욱 커졌다. 고인이 지난해 1월 울산에 내려간 것은 김 전 시장의 첩보 수집을 위한 것이란 주장이 야권과 언론을 중심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고인은 '고래고기 사건' 때문에 울산에 내려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례적으로 민정수석실 자체 계획 보고서와 결과 보고서 등을 공개하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의 설명과 달리 정작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제보자로 확인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제보 전달 과정과 관련해 "울산시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근 비리가 언론과 시중에 떠돈다는 일반화된 이야기를 나눴다"며 청와대의 설명과 배치되는 주장을 펼쳤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6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엇갈리는 양측의 주장은 검찰 수사에서 반드시 드러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며 "송 부시장의 주장대로 청와대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이라고 결론이 나기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 캠프에 속했던 송 부시장의 존재를 청와대가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일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제보자 보호 차원에서 밝히지 않았다고 정면 반박했다.
지방선거 전인 지난해 초 송철호 현 울산시장과, 송병기 부시장이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소속 선임행정관을 만나 울산 지역 공공병원 관련 공약 진행 상황을 청취했다는 보도도 이어지면서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상태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공식 언급을 아꼈지만, 내부에서는 격앙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소관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관이다. 그렇다면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냐", "대통령 공약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김 전 시장이 2017년 6월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 대선 공약인 울산 공공병원 건립 추진을 건의한 바 있었고, 울산지역 숙원 사업이자 대통령 지역 공약사항을 설명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울산 공공병원 건립은 울산지역 정계 모두가 합심해서 추진하던 대통령 공약 사업으로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는 불법 선거개입 의혹은 과도한 억측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직접 해당 사건들에 대해 거론할 가능성은 아직까지 희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에 대한 언급이 도리어 윤 총장과의 갈등 양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각에서는 김 전 시장 관련 첩보 요약 보고서를 공개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송 부시장의 동의가 있다면 해당 문건을 공개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김기현 첩보' 관련 4쪽짜리의 문건을 입수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운을 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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