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LG아트센터
6일 부산문화회관·9~10일 대전예술의전당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정신을 차려보니 그림 속에 들어온 듯했다.
1~3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진 프렐조카주 발레단의 '프레스코화'는 관객에게 관람을 넘어선 체험을 선사했다. 몽환적인 공간감을 몸소 겪게 만들었다.
발레단을 이끄는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주가 중국의 몽환적인 설화 '벽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오래된 절을 방문한 남자가 벽에 그려진 긴 머리의 여인의 모습에 매혹돼 그림 속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극 중 남자처럼 관객들 역시 극의 이미지에 풍덩 빠진다. 영상과 조명 등을 활용해 공중에서 부유하는 듯한 머리카락 이미지에 홀려 버린다.
여기에 다섯 여성 무용수의 실제 머리카락의 물리적인 움직임이 더해진다. 근육·뼈가 없는 머리카락은 주인이더라도 그 움직임을 제어할 수 없다.
그런데 프렐조카주는 마법을 부린다. 절도 있는 움직임을 꿈꾸는 듯한 머리카락의 우아함과 무한한 움직임을 바라는 몸의 절박함이 서로를 향해 속삭이며 극도의 긴장을 조성하는 그로테스크함이 일품이었다.
거대한 감각적 형상 같은 머리카락은 원근법을 소실시켜 버린다. 머리카락 이미지 사이로 부유하는 듯한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매직아이'처럼 솟아오른다. 의도적으로 눈의 초점을 흐리게 해 단면에서도 입체그림을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매직아이다.
프렐조카주는 '프레스코화'를 설명하면서, 가상현실 이야기를 꺼냈다. 벽화로 빨려 들어가는 지점 때문이다. 그런데 극은 내용뿐 아니라 물리적인 부분까지 가상현실을 아우르는 기민함을 보여준다.
1~3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진 프렐조카주 발레단의 '프레스코화'는 관객에게 관람을 넘어선 체험을 선사했다. 몽환적인 공간감을 몸소 겪게 만들었다.
발레단을 이끄는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주가 중국의 몽환적인 설화 '벽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오래된 절을 방문한 남자가 벽에 그려진 긴 머리의 여인의 모습에 매혹돼 그림 속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극 중 남자처럼 관객들 역시 극의 이미지에 풍덩 빠진다. 영상과 조명 등을 활용해 공중에서 부유하는 듯한 머리카락 이미지에 홀려 버린다.
여기에 다섯 여성 무용수의 실제 머리카락의 물리적인 움직임이 더해진다. 근육·뼈가 없는 머리카락은 주인이더라도 그 움직임을 제어할 수 없다.
그런데 프렐조카주는 마법을 부린다. 절도 있는 움직임을 꿈꾸는 듯한 머리카락의 우아함과 무한한 움직임을 바라는 몸의 절박함이 서로를 향해 속삭이며 극도의 긴장을 조성하는 그로테스크함이 일품이었다.
거대한 감각적 형상 같은 머리카락은 원근법을 소실시켜 버린다. 머리카락 이미지 사이로 부유하는 듯한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매직아이'처럼 솟아오른다. 의도적으로 눈의 초점을 흐리게 해 단면에서도 입체그림을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매직아이다.
프렐조카주는 '프레스코화'를 설명하면서, 가상현실 이야기를 꺼냈다. 벽화로 빨려 들어가는 지점 때문이다. 그런데 극은 내용뿐 아니라 물리적인 부분까지 가상현실을 아우르는 기민함을 보여준다.
벽화 속 여인 역을 맡은 무용수 클라라 프리셸, 벽화 속으로 들어간 남자 역의 무용수 로랑 르 갈의 2인무도 명장면이었다. 프렐조카주는 백설공주 이야기를 변주한 전작 '스노우 화이트'에서 죽음이 아닌 '무동(無動)', 즉 움직이지 않는 육체를 춤으로 표현하는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번에는 남성 무용수의 신체 일부분만 이용해 여성 무용수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착시 장면을 스냅사진처럼 펼쳐낸다.
극의 뿌윰한 몽환성을 만드는 데는 음악도 한몫한다. 프렐조카주는 프랑스 일렉트로닉 듀오 '에어(AIR)' 멤버 니콜라스 고댕에게 음악을 맡겼다.
에어는 감성적이면서 매혹적인 일렉트로닉 팝을 통해 비상하는 듯한 로맨틱 정서를 살려내는 팀이다. 고댕은 머리카락의 움직임에서 화룡점정하는 '프레스코화'의 관능을 한 올도 남기지 않고 모든 음표에 실려 날린다.
이처럼 '프레스코화'는 춤을 중심으로 조명, 음악이 함께 빚어내는 멜랑콜리한 화음을 선사한다. 그 끝에 벽화 속에서 남자는 추방당한다. 돌연 자각몽이 찾아온다.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꿈 속에서 인지했음에도 꿈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을 가리킨다.
객석에서는 숨을 고른다. 몽환적인 꿈은 아이러니하게도 무력감 대신 의지를 선사한다. 지난한 삶 속에도 어딘가에는 나만의 환상이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한 의지다.
한편 서울 관객을 만난 '프레스코화'는 지역 투어도 앞두고 있다. 6일 부산문화회관, 9~10일 대전예술의전당 무대에도 오른다.
[email protected]
극의 뿌윰한 몽환성을 만드는 데는 음악도 한몫한다. 프렐조카주는 프랑스 일렉트로닉 듀오 '에어(AIR)' 멤버 니콜라스 고댕에게 음악을 맡겼다.
에어는 감성적이면서 매혹적인 일렉트로닉 팝을 통해 비상하는 듯한 로맨틱 정서를 살려내는 팀이다. 고댕은 머리카락의 움직임에서 화룡점정하는 '프레스코화'의 관능을 한 올도 남기지 않고 모든 음표에 실려 날린다.
이처럼 '프레스코화'는 춤을 중심으로 조명, 음악이 함께 빚어내는 멜랑콜리한 화음을 선사한다. 그 끝에 벽화 속에서 남자는 추방당한다. 돌연 자각몽이 찾아온다.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꿈 속에서 인지했음에도 꿈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을 가리킨다.
객석에서는 숨을 고른다. 몽환적인 꿈은 아이러니하게도 무력감 대신 의지를 선사한다. 지난한 삶 속에도 어딘가에는 나만의 환상이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한 의지다.
한편 서울 관객을 만난 '프레스코화'는 지역 투어도 앞두고 있다. 6일 부산문화회관, 9~10일 대전예술의전당 무대에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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