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WTO 개도국 유지하라"…외교부 앞 격렬 시위(종합)

기사등록 2019/10/25 11:01:33

농민단체, 외교부 앞서 WTO유지 촉구 규탄

"지위포기, 통상주권·식량주권 포기하는 것"

"이후 미국 자국산 농산물 추가개방 압박도"

농민단체들, 외교부 진입시도 중 경찰 제지

정부, 대외 위상 고려해 "특혜 주장 않겠다"

【서울=뉴시스】류인선 수습기자=전국농민회총연맹 등 33개 단체로 구성된 'WTO개도국 지위 유지 관철을 위한 농민공동행동(공동행동)'은 25일 오전 7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WTO개도국 지위 유지 촉구 규탄 행동을 진행했다. 2019.10.25. ryu@newsis.com
【서울=뉴시스】류인선 수습기자=전국농민회총연맹 등 33개 단체로 구성된 'WTO개도국 지위 유지 관철을 위한 농민공동행동(공동행동)'은 25일 오전 7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WTO개도국 지위 유지 촉구 규탄 행동을 진행했다. 2019.10.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창환 기자, 류인선 수습기자 = 우리나라가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개도국) 지위를 사실상 포기한다고 발표한 25일 오전, 농민단체가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유지 촉구 규탄 행동에 나섰다. 농민단체는 이 과정에서 외교부 진입을 시도하다 이를 제지하는 경찰 측과 일시적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33개 단체로 구성된 'WTO개도국 지위 유지 관철을 위한 농민공동행동(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WTO개도국 지위 유지 촉구 규탄 행동을 진행했다.

이번 규탄행동은 오전 8시께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도국 지위 유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기구인 대외경제장관회의에 대해 농민의 우려 목소리를 제기하기 위해 열렸다.

공동행동은 "우리나라의 개도국 지위 포기는 통상주권과 식량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이를 우려한 우리 농민단체들은 공개서한을 대통령에게도 보낸 바 있다. (그럼에도) 지위 포기 방침을 보이는 정부는 농민의 간절함을 짓밟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 1차적으로 농업에 감축대상보조금(AMS)을 현행보다 50% 삭감해야 한다"며 "이는 발등에 떨어지는 불이다. 이후 미국이 자국산 농산물 추가 개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계속되는 수입개방 정책으로 국내 농산물 값은 연쇄폭락을 맞았고, 농가소득 대비 농업소득 비율이 최저치를 찍는 등 한국 농업은 무너져버린 지 오래"라며 "이 상황에서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는 것은 한국 농업을 미국의 손아귀에 갖다 바치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참가 단체의 각 대표들은 이날 '개도국 지위 포기는 한국 농업의 죽음'이라는 의미로 상복을 차려 입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WTO개도국지위 유지 관철을 위한 농민공동행동' 회원들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에서 한국의 WTO 개도국 지위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2019.10.25.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WTO개도국지위 유지 관철을 위한 농민공동행동' 회원들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에서 한국의 WTO 개도국 지위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2019.10.25. [email protected]
이명호 공동행동 공동 상임대표는 이날 "우리는 새벽부터 전국 방방곡곡에서 애절함을 전달하려고 모인 농민들이다. 오죽했으면 1년 지은 가을 농사를 내팽개치고 여기 모였겠냐"며 "300만 농민들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제2의 촛불 혁명으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토종닭 협회 소속 문정진씨는 "국회에 있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모든 위원들도 개도국 지위를 포기할 경우 농업인들이 어려운 상황이며 지위 유지가 우리나라 발전에 옳다고 말했다"며 "정부 관료들이 (우리나라) 생명산업인 농업이 유지되게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집회 중 '개도국 포기 방침 철회하라', '개방농정 규탄한다', '문재인 정부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공동행동은 오전 7시37분께 외교부 진입을 시도했고, 의경 등 경찰이 이를 제지하면서 한때 양측 사이 10여분가량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부상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정부는 우리나라 세계무역기구(WTO)상 개발도상국(개도국) 지위를 사실상 포기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08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향후 관련 협상 시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내용 등을 담아 'WTO 개도국 논의 대응 방향'을 의결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대외 위상을 고려한 결정으로, 정부는 ▲쌀 등 국내 농업 민감 분야 최대한 보호 ▲국내 농업에 영향 발생 시 반드시 피해 보전 대책 마련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 지속적 추진 등을 통해 한국 농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오전 8시42분께 규탄행동을 마친 이들은 추후 내부 회의를 통해 향후 거취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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