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르도안이 도출한 '시리아 세이프존' 10개 합의는?

기사등록 2019/10/23 11:15:01

러시아 병력, 시리아 국경 진입…영향력 확대 신호탄

"모든 형태 테러리즘에 대항"…쿠르드족 겨냥

【소치=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10.23.
【소치=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10.23.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르드족 근거지인 시리아 북동부 문제에 대한 합의를 타결했다. 터키 관영언론이 이를 '역사적 합의'로 치켜세우는 가운데 합의 세부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러시아 소치에서 타결한 합의안 전문을 공개했다.

터키와 시리아 국경의 소위 '세이프존'에서 쿠르드 병력을 몰아낸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번 합의는 총 10개항으로 구성됐다.

양국은 먼저 시리아의 정치적 통합과 영토 보전, 터키의 국가안보 보호 필요성을 1항에 명시했다. 터키는 시리아 내전 상황에서 각각 정부군과 반군을 지원해왔다. 합의문 첫 항목에서 일단 이에 대한 입장차를 정리하고 나선 것이다.

이후 이어지는 2항에는 러시아와 터키가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대항하고 시리아 영토 내 분리주의자들을 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터키는 자국 분리독립 세력 쿠르드노동당(PKK)과 그 시리아 분파 쿠르드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테러 조직으로 간주해왔다.

3항에는 이른바 '세이프존'에 대한 합의가 담겼다. 터키가 평화의 샘 작전을 수행한 터키와 시리아 국경 탈 아브야드와 라스 알아인 사이 120㎞에 달하는 구간, 폭 32㎞가량을 세이프존으로 보존한다는 것이다.

시리아의 PKK 지원 중단을 규정한 1998년 터키와 시리아 간 '아다나 협정'도 이번 합의문 4항에 담겼다. 러시아와 터키가 아다나 협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으로, 이번 군사작전 기간 쿠르드족이 시리아 정부군과 손잡은 점을 의식한 조항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받는 내용은 5항에 기재돼 있다. 러시아 병력이 시리아와 터키 국경지대에 진입, YPG의 무기와 설비를 제거한다는 내용이다. 미 정치권은 이를 미군 철수 이후 러시아의 이 지역 진출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합의문에 따르면 양국은 23일 정오부터 150시간 동안 평화의 샘 작전구역 동서쪽 반경 10㎞ 내에서 해당 항목에 따른 순찰 활동을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쿠르드족이 점유한 카미실리 지역은 활동 범위에서 제외된다.

【서울=뉴시스】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서 진행 중인 군사 작전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터키는 쿠르드 민병대가 시리아 북동부를 떠날 시간을 주기 위해 120시간 동안 해당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정지하기로 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서 진행 중인 군사 작전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터키는 쿠르드 민병대가 시리아 북동부를 떠날 시간을 주기 위해 120시간 동안 해당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정지하기로 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양측은 이 밖에도 시리아 북부 요충지 만비즈에서 탈 리파트까지 100㎞에 달하는 구간에서 YPG 설비 및 무기를 제거하는 데 합의하고(6항), 향후 테러 요소 침투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기로 했다(7항).

아울러 안전하고 자발적인 방식의 난민 귀환을 위한 양국의 노력(8항)과 이번 합의 이행 및 감독을 위한 합동 감시·검증 메커니즘 수립(9항), 시리아 분쟁의 정치적 해결책 모색을 위한 노력(10항) 등 내용이 합의안에 담겼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이날 합의에 대해 '터키가 러시아와 역사적인 합의를 도출했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차우쇼을루 외무장관은 이날 합의사항 공개와 함께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도력 하의 강력한 터키"라는 문구를 트위터에 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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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에르도안이 도출한 '시리아 세이프존' 10개 합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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