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문화재청은 '함안 가야리 유적'(咸安 伽倻里 遺蹟)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54호로 지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상남도 함안군에 있는 '함안 가야리 유적'은 해발 45~54m의 구릉부에 사면을 활용해 토성을 축조하고, 내부에는 고상건물과 망루를 축조한 유적이다. 조선 시대 사찬읍지인 '함주지(咸州誌)'와 17세기의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 등 고문헌과 일제강점기 고적조사보고에서 '아라가야 중심지'로 추정되어 왔다.
2013년 5차례 지표조사를 통해 대략적인 유적의 범위를 확인했다. 2018년 4월 토성벽 일부가 확인돼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본격적인 시굴과 발굴조사를 진행해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 시설, 대규모 고상건물지 등 건물지 14동을 확인했다. 건물지에서는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갑옷이 나와 이곳이 군사적 성격을 가진 대규모 토성임을 알 수 있었다.
출토유물로 보아 유적 시기는 아라가야 전성기인 5~6세기에 해당하는 걸로 추정하고 있다.
3월부터 시작한 성벽부에 대한 정밀조사에서는 가야문화권에서 처음으로 판축토성 축조를 위한 구조물들이 양호한 상태로 확인됐다.
아라가야의 우수한 축성기술을 보여주는 이 구조들은 이전에 확인된 사례가 드물어 아라가야는 물론, 우리나라 고대토성의 축조수법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판단된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함안군 가야읍을 가로질러 남강으로 흘러가는 신음천과 광정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독립구릉 상에 자리하고 있다.
경상남도 기념물 제226호 '남문외고분군' '선왕고분군' '필동고분군' 등 중대형 고분군들에 둘러싸여 있다. 동쪽에는 ‘당산유적’, 남쪽으로는 사적 제515호 함안 말이산 고분군이 있어 이곳이 아라가야의 중심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유사한 유적인 사적 제2호 김해 봉황동 유적, 경상남도 기념물 제293호 합천 성산토성 등과 비교할 때 상태가 온전하고 주변 유적과 연계된 경관이 잘 보존되어 있어 고대 가야 중심지 모습을 잘 보여주는 유적으로 평가된다.
함안군은 가야리 유적 사적 지정을 기념해 31일 아라가야 비전선포식을 개최한다. 비전선포식은 가야리 현장공개, 문화재관리단체 지정서 교부, 제막식, 기념식수 순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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