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법전문가들 "복면금지법, 권리 침해 가능…더많은 갈등 촉발"

기사등록 2019/10/04 17:59:20

홍콩 경찰 "복면착용금지, 불필요한 문제 더 많이 야기"

시위대 "거리에서 10만명 체포할 것인가...멈추지 않을 것"

【홍콩=AP/뉴시스】반정부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4일 복면금지 긴급법을 발동한 가운데, 홍콩 경찰과 법전문가들은 거리에서 시행하기가 어렵고 권리침해로 법원에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같은 날 홍콩에서 자신들의 다섯가지 요구를 표현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손을 들고 있는 시위대 모습이다. 2019.10.04.
【홍콩=AP/뉴시스】반정부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4일 복면금지 긴급법을 발동한 가운데, 홍콩 경찰과 법전문가들은 거리에서 시행하기가 어렵고 권리침해로 법원에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같은 날 홍콩에서 자신들의 다섯가지 요구를 표현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손을 들고 있는 시위대 모습이다. 2019.10.04.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반정부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4일 복면금지 긴급법을 발동한 가운데, 홍콩 경찰과 법전문가들은 거리에서 시행하기가 어렵고 권리침해로 법원에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람 행정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5일 오전 0시부터 복면 착용 금지하는 내용의 긴급법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위반시 징역 1년 또는 2만5000홍콩달러(약 382만원)벌금형에 처해진다.

지난 6월부터 시위대를 최전선에서 마주한 한 경감은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복면 착용 금지는 불필요한 문제를 더 많이 일으킬 것"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시위대를 체포할 때 그들이 복면을 벗거나 우리가 그들의 복면을 강제로 벗기면 된다. 하지만 법이 통과되면 마스크를 쓴 시위자가 경찰을 자극하고 경찰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비춰질 거다. 이는 분명히 이는 분명히 더 많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은 시위대가 복면금지법의 예외조항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시위대가 감기에 걸려서 마스크를 썼다면서 우리에게 진단서를 보여주면 어떻게 해야하나"라고 반문하며 "우리는 시위대에게 합리적인 의심을 품고, 그가 정말 아픈지 아닌지를 알아내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시위대로부터 포위된 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경감 역시 새 법 시행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일부 시위자들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젊은 시위자의 다수, 특히 학생들은 복면 속에서 자유와 자신감을 느낀다. 내가 체포한 이들 가운데 다수는 경찰차나 경찰서에서 그들의 복면이 벗겨졌을 때 법적인 결과를 두려워하며 울었다"고 말했다.
 
앞서 친중국 단체는 정부가 폭동이나 불법적인 집회 참가자들이 얼굴을 가리는 것을 금지하는 캐나다의 복면금지법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캐나다의 경우 복면금지법을 위반할 경우 최대 10년 형의 징역을 선고 받는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종교적이거나 의학적인 이유에는 예외가 적용된다.
 
사이먼 영 응아이-만 홍콩대학 법학교수는 마스크방지법은 사법상의 도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독면을 착용하는 이유가 보호 때문이라면, 방독면 착용을 금지하는 법은 사람들에게 경찰이 사용하는 최루탄 흡입을 노출시키는 것"라며 "사람들에게 그런 복면으로 자신을 보호할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안전과 합법적 권리로서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 교수는 기본법 28조와 홍콩 권리장전의 5조를 지적하면서 복면금지법이 비인간적 대우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자들을 법정에 세우는데 필요한 합리적인 권리제한이라는 걸 정부가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자신의 성이 루이라고 밝힌 한 시위자는 온라인 생방송에서 "거리에서 10만 명을 체포할 것인가"라며 "정부는 우리를 위협하려 하지만 지금 이순간 나는 국민들이 두려워 할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스코라는 이름의 16세 학생은 "복면금지법이 시위를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테다. 경찰들에겐 자신을 가리는 것이 허용되는데 시위대가 신분을 가리는게 금지되면 이는 이중잣대가 될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복면을 할 예정이다. 실제로 권력을 가진 경찰들이 법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데 왜 우리는 그 규칙을 따라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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