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폴란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게 1-3으로 역전패했다.
한국 남자 축구 역사상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올랐지만, 트로피를 코앞에서 놓쳤다. 전반 5분 만에 이강인(발렌시아)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이후 두골을 헌납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 결승 진출 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우리 목표는 우승"이라는 선수들의 각오는 큰 대회를 앞두고 흔히 볼 수 있는 자신감의 표현 정도로만 받아들여졌다.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유효슈팅 1개로 무기력하게 물러나자 16강 진출마저 불투명해졌다.
2년 가까이 틈틈이 호흡을 맞춘 선수들은 위기 때 더욱 강했다. 언제 만나도 껄끄러운 일본을 상대로 전반 숱한 위기를 넘긴 뒤 후반 38분 오세훈(아산 무궁화)의 결승골로 신승을 거뒀다. 상대의 힘을 빼놓은 뒤 막판에 승부를 보겠다는 작전이 주효했다.
세네갈과의 8강전은 명승부였다. 1-2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이지솔(대전)의 헤더로 기사회생했지만, 이번엔 3-2로 앞선 연장 종료 직전 아마두 시스에게 동점골을 헌납했다. 운명의 페널티킥에서는 초반 두 차례 실축에도 골키퍼 이광연(강원)의 선방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남미 챔피언 에콰도르까지 넘으면서 일궈낸 FIFA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는 선수들의 기량과 이를 하나로 묶어낸 전술, 철저한 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정 감독의 다양한 전술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들을 지원한 스태프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6·25동란 휴전 1년 만인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처음 세계 축구계에 얼굴을 내민 한국은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을 통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번 대표팀은 선배들의 아성을 넘어 준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2019년 초여름 폴란드에서 선보인 청년들의 열정과 투지는 한국 축구사에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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