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스웨덴 '라테파파'와 간담회…"아빠는 육아의 공동 주연"

기사등록 2019/06/15 06:42:41

【스톡홀름(스웨덴)=뉴시스】전신 기자 = 스웨덴을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14일(현지시간) 스톡홀름 훔레고든 공원에서 라떼파파(육아휴직 후 아이를 키우는 남성들)들과 간담회를 한 후 산책을 하고 있다. 2019.06.15. photo1006@newsis.com
【스톡홀름(스웨덴)=뉴시스】전신 기자 = 스웨덴을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14일(현지시간) 스톡홀름 훔레고든 공원에서 라떼파파(육아휴직 후 아이를 키우는 남성들)들과 간담회를 한 후 산책을 하고 있다. 2019.06.15. [email protected]

【스톡홀름(스웨덴)=뉴시스】안호균 기자 = 북유럽3국을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14일(현지시간) 스톡홀름 훔레고든 공원에서 스웨덴 '라테파파'들과 만나 정부의 양육 지원 제도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라테파파는 육아휴직을 하고 자녀를 돌보는 아버지를 뜻하는 단어다. 아버지가 한 손으로 유모차를 밀면서 다른 한 손으로 커피 한 잔을 들고 다니는 모습에서 유래했다.

김 여사는 "오늘 공원 놀이터를 둘러보니 스웨덴 아빠들이 육아의 엑스트라가 아니라 공동 주연이라는 것을 잘 알겠다"며 "흔히 육아를 '전쟁'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라테파파들은 그 전쟁이 얼마나 큰 보람과 기끔을 주는 것인지 잘 아실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스웨덴 아빠 중 육아휴직 비율은 75%라고 한다"며 "75%는 스웨덴의 현재와 미래를 얘기한다. 75%의 남성들이 가정에서 자신의 자리를 갖는다는 것은 75%의 여성들이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75%의 남성들이 행복한 가정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스웨덴에선 480일의 육아휴직 기간 중 오직 아빠에게만 할당된 90일이 있고,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되는 것으로 안다"며 "부부간 양도할 수 없는 아빠육아휴직 제도는 아빠와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보장하려는 공동체의 소중한 노력으로 너무나 소중한 제도"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이는 엄마와 아빠가, 그리고 국가가 함께 키워야 한다"며 "아빠도 아이들에게서 사랑받아야 하며 아이들을 양육하며 성장할 기회를 아빠도 가져야 한다. 스웨덴 라테파파들은 전 세계 아빠들이 걸어야 하는 길을 앞서서 걷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스웨덴 왕실의 필립 왕자도 육아휴직을 해 아이를 키웠다고 하더라"며 "아이를 키우는 아빠와의 관계가 아이나 가족을 위해 아주 중요하다는 말씀인 것 같아 기쁜 마음을 갖고 여러분을 만나러 왔다"고 말했다.

'스웨덴 라테파파'의 저자 김건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스웨덴에 이주한 남성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이정하씨,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라쉬 룬드크비스트, 삼성전자 현지 법인에 근무 중인 밀라드 탈레비안, 육아휴직 11개월을 신청한 재무 전문가 크리스토페르 블리드베리, 공무원 육아휴직자인 리카드 엥스트뤔씨, 아내보다 더 긴 육아휴직을 사용한 컨설턴트 매니저 필립 스반벨트 등이 참석했다.

엥스트뤔은 "이미 2017년에 육아휴직을 했는데, 일주일에 두세번 밤에 깨는 등 힘들었지만 평생 최고의 경험이었다"며 "육아휴직을 하는 것도 직장에서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내가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아이와 있는 것도 좋다. 일과 양육이 균형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룬스크비스는 '육아휴직을 하는데 직장에서 문제는 없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고용주와 문제는 전혀 없다"며 "왜냐하면 엄격한 법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무조건 육아휴직을 해야 하는게 법이다. 오히려 고용주가 육아휴직을 하지 말라고 하면 불법이다. 스웨덴에서는 육아휴직을 모두 당연시 여긴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칼은 "우리는 딸을 키우는데 (일을) 50대 50으로 나누고 교대로 한다. 예를 들어 유치원에 가서 딸을 데려오는 것은 절대 싸우지 않게 반반으로 나눈다"며 "그렇게 9개월 딸과 같이 보내는게 정말 행복했다. 이렇게 행복할지는 몰랐다"고 소개했다.

김 여사는 간담회를 마치면서 "한국에서는 아직도 관습적으로 육아는 여자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나 같은 60대 할머니들은 직장에서 육아휴직을 쓰는 것에 대해 자유롭게 호응하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이번 간담회가 한국으로 전파를 타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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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스웨덴 '라테파파'와 간담회…"아빠는 육아의 공동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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