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아프니까 청춘이었을 때부터···

기사등록 2019/05/27 16:17:20

【칸=AP/뉴시스】배우 송강호가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최고 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사상 처음으로 봉준호 감독은 "함께한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봉 감독은 '괴물'(2006, 감독주간) '도쿄!'(2008,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 경쟁)에 이어 5번째로 칸에 입성해 상을 받았다. 2019.05.26.
【칸=AP/뉴시스】배우 송강호가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최고 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사상 처음으로 봉준호 감독은 "함께한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봉 감독은 '괴물'(2006, 감독주간) '도쿄!'(2008,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 경쟁)에 이어 5번째로 칸에 입성해 상을 받았다. 2019.05.26.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봉준호(50) 감독의 '기생충'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가운데, 주연배우 송강호(52)가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기 경력만 29년', '다섯 번이나 칸을 밟은 남자', '국내 유수의 영화제 수상 이력만 60번'···.

송강호는 코믹연기부터 진중한 연기까지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다. 한국에서 티켓파워가 가장 센 배우들 중 한 명으로,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다. 1000만명 이상이 본 작품만 '괴물', '변호인', 택시운전사' 등 3개다. '쉬리', '공동경비구역JSA', '살인의 추억', '관상' 등 500만명 이상 모은 영화까지 합치면 총 12편에 이른다. 

송강호는 1991년 극단 '연우무대'에 입단하며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연극과 단편영화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고,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충무로에 발을 들였다. 이후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에서 깡패 역을 맡으며 신 스틸러로 주목받았다.

'괴물', '밀양', '놈놈놈', '박쥐'에 이어 '기생충'까지 5번이나 칸을 밟은 배우다. 송강호는 칸 현지에서 기자들과 인터뷰하면서 "내가 칸에 올 때마다 영화가 상을 받았다. '밀양' 전도연이 최우수여자배우상, '박쥐'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이번엔 봉 감독 차례다. 축하 박수를 칠 준비도 돼 있다"며 봉 감독의 수상도 예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강호를 대중에 각인시킨 영화는 '넘버 3'다. '넘버 3'에서 불사파 보스 '조필' 역을 맡았다. 극중 자신의 부하들을 상대로한 '헝그리 정신'과 '무대뽀 정신'에 대한 일장연설 중 내뱉은 '내 말에...토...토다는 새끼는 배반형이야 배반형...배신 배반형!'은 그해 최고의 유행어로 회자됐다. 

송강호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은 2000년 개봉한 '반칙왕'이다. 그해 '공동경비구역'의 '오경필 중사' 역을 통해 진지하면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여 '송강호=코미디 배우'라는 이미지를 벗어 던질 수 있었다. 이후 송강호는 2006년 개봉한 '괴물'을 통해 천만배우 반열에 오르게 된다. 2016년 개봉한 영화 '밀정'은 그에게 '주연작 누적 관객수 1억 명'이라는 또 하나의 수식어를 달아줬다.

'봉준호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송강호와 봉 감독과의 첫 작품은 '살인의 추억'(2003)이다. 이들이 '살인의 추억'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송강호는 봉 감독과의 첫 만남을 '모텔 선인장' 오디션 때로 기억한다. "영화 '모텔 선인장'(1997)에 출연하기 위해 오디션을 봤다. 당시 조감독이던 봉준호와 이때 처음으로 만났다. 당시엔 배우들이 오디션에 떨어져도 영화사가 따로 공지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일 때다. 근데 긴 삐삐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 '이번 작품에선 송강호씨를 캐스팅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좋은 기회를 만나 함께 영화를 만들 수 있길 바랍니다'란 내용이었다."

 봉 감독은 송강호와는 다른 때를 기억한다. 봉 감독이 영화 '플란다스의 개'(2000)가 누적관객 447명이라는 흥행 대참사로 의기소침해 있을 때다. 어느 모임에서 송강호와 마주쳤는데, 송강호가 "영화 정말 잘 봤다"고 인사를 건네왔다. 바로 전날 송강호가 잠이 안 와 빌려 본 영화가 바로 '플란다스 개'였다. 봉 감독은 송강호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언젠가 그와 꼭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기억한 송강호와 봉준호 감독은 서로에게 이끌려 '살인의 추억'부터 '괴물', '설국열차', 그리고 이번 '기생충'까지 17년이라는 세월동안 4편의 영화를 함께 한다.

송강호를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메시, 호날두 같은 존재'라고 표현하기도 했던 봉준호 감독은 25일 시상식 후 포토콜에서 무릎을 꿇고 송강호에게 황금종려상을 건네는 자세로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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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아프니까 청춘이었을 때부터···

기사등록 2019/05/27 16:17:2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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