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황교안 때리는 박원순…민주당 지지층 결집효과?

기사등록 2019/05/20 14:52:53

내년 총선 대비 민주당 지지층 결집 의도 해석

내후년 대선 당내경선 감안 존재감 부각 시선도

박원순측 "한국당 행태 비판…정치적 의도 없어"

전문가 "단기간 효과 기대 어렵지만 비판 필요"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 간담회장에서 열린 '시장·구청장 상생협력 정책협의회'에서 '미세먼지 저감대책 시-구 공동실행 방안'이란 주제의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5.17.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 간담회장에서 열린 '시장·구청장 상생협력 정책협의회'에서 '미세먼지 저감대책 시-구 공동실행 방안'이란 주제의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5.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겨냥해 연일 날선 발언을 내놓아 주목된다.

박 시장 측은 황 대표의 정치적 발언이나 행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에 있을 총선거와 내후년에 있을 대통령선거를 감안하면 박 시장 발언이 중·장기적으로 더불어민주당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정치인 박원순'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시장은 최근 3~4일 간격으로 황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9일 제주에서 진행된 특강에서였다. 

박 시장은 이날 제주시 제주4·3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4·3과 5·18 그리고 노무현'을 주제로 열린 특강에서 "저는 늘 광주에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며 "황교안 대표 같은 사람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박 시장은 자신의 책 '국가보안법 3부작'을 소개하며 "황 대표는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썼고, 나는 폐지론을 썼다"며 "제가 검사를 계속했으면 황 아무개 같은 공안 검사가 됐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1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선 '좌파가 돈 벌어본 적 있느냐. 돈 한번 제대로 벌어본 적 없다'는 황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지금 좌파, 우파 가리게 됐는가. 이런 이념적 시대는 갔지 않는가"라며 "민생이 중요하고 경제가 중요한 이런 때 이념 타령을 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시대착오적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1 야당 대표로서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사라졌어야 할 이념 갈등의 그런 잣대를 가지고 정치를 후퇴시키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황 대표가) 경기고등학교 후배이고 저도 검사를 했기에 출발은 비슷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 후의 삶은 완전히 정반대였다"며 "그분은 검사, 공안 검사의 길을 걸었고 저는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과 관련해서도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갈 수 있지만 광주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광주 항쟁의 의미나 본질을 왜곡하는 입장에 선 사람이 오는 것을 환영할 수는 없다"며 "가는 건 자유지만 환영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7일 중동·유럽 순방 당시 이스라엘 텔아비브 현지 기자간담회에서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권력의 편에서 늘 권력과 함께 한 사람"이라며 "자신과 비교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분(황 대표)은 권력의 편에서 늘 권력과 함께한 분이고 나는 그 권력을 비판하고, 저항하고 오직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지킨 사람"이라고 역설했다.

이은영 한국여론연구소 소장은 "박 시장의 존재감 부각이 필요한 시기이고, 실제로 일부에서 박 시장의 존재감이 부각될 시점이 올 거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며 "박 시장이 (지지율이) 요즘 정체기다. 황 대표를 거론하면서 민주당 지지층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이들을 잡기 위한 우회전략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권수정 리얼미터 실장도 "일단은 지금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을 보면 황 대표가 1위다. 반면 박 시장의 지지율은 낮게 나오고 있다"며 "아무래도 조금 이른 시기이긴 하지만, 황 대표에 대한 공격이 필요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 실장은 "특히 박 시장의 경우 사실 당내 경선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민주당 핵심 지지층들을 결집시켜야 한다"며 "지지층들에게 어필하는 방식은 자신과 대척점에 있는 황 대표에 대한 비판을 통해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당장은 박 시장의 전략이 효과를 보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소장은 "당장 우회전략의 효과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 (현재) 총선국면으로 가는 상황에서 펀치를 날린다고 해도 눈에 보이는 시기가 아니다"라며 "전략적으로는 나쁘지 않은데 단기적으로 큰 효과는 없다. 중·장기적으로 볼때는 누적이 될 테니 민주당 지지층에게 존재감을 계속 심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실장은 "(효과가) 단기간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메시지가 어느 정도 축적이 돼야 한다"며 "적어도 두 달 정도는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측 한 인사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발언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최근 자유한국당의 행태나 발언이 과하다는 것에 대한 일반적인 비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인사는 "박 시장이 시민운동가, 개혁가 등으로 살아온 인생이 있는데 최근 한국당 망언들이 너무 과하지 않나"라며 "(박 시장이) 이 같은 행태들을 굉장히 우려 깊게 보고 있고, 지도자로서 질타를 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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