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던 따오기…40년만에 우포늪 일대서 날개짓

기사등록 2019/05/08 16:06:55

22일 창녕 우포따오기복원센터서 40마리 방사

야생과 훈련장 오가는 '연방사'로 스트레스↓

【세종=뉴시스】방사에 대비해 비행훈련 중인 따오기. 2019.05.08. (사진=환경부 제공)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방사에 대비해 비행훈련 중인 따오기. 2019.05.08. (사진=환경부 제공)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40년 전 비무장지대(DMZ)에서 마지막으로 관찰된 뒤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따오기가 중국으로부터 기증받아 복원에 나선 지 10년여 만에 야생에 모습을 드러낸다.

환경부, 문화재청, 경상남도, 창녕군은 22일 경남 창녕 우포 따오기복원센터에서 야생으로 처음 방사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는 황새목 저어샛과로 동요가 있을 정도로 옛날부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새였으나 사냥과 농약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멸종됐다.

몸길이 약 75~78㎝, 날개길이 150~160㎝, 부리길이 16~21㎝인 따오기는 수심 20㎝ 내외 얕은 습지·개울, 논 등에서 미꾸라지나 개구리 등을 먹으면서 사는데 비교적 행동이 느리고 인가 주변에서 쉽게 발견돼 수렵 대상이 됐다.

1860년네 많은 수의 따오기가 분포한다는 기록이 있고 1913년 서울 북부에서 50마리, 1936년 서울 동물원에 10마리가 서식했으나 1979년 1월18일 조지 아치볼드 박사가 DMZ 부근에서 촬영한 게 마지막이었다.

이런 가운데 2008년 한중 정상회담 당시 중국 후진타오 주석이 기증한 한 쌍과 2013년 시진핑 주석이 기증한 수컷 두 마리를 시작으로 창녕 우포따오기복원센터가 증식 복원에 들어갔다. 그 결과 10년 만에 363마리까지 늘어 올해 처음 야생 방사가 가능해졌다.

이준희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따오기는) 중국과 일본, 한국을 왔다갔다 하는 철새로 한국 고유 유전자가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유전적으로 다양성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중국과 우리나라 따오기는 유전적으론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창녕군은 처음 따오기가 도입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1년간 중국 사육사로부터 사육기술을 전수받아 독자적인 증식기술을 발전시켰고 국내 조류독감 발생 시마다 따오기복원센터 직원이 24시간 따오기를 지키기도 했다.

한중일 3국은 2008년부터 국제 세미나를 개최해 상호 증식·복원 기술 교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방사에선 멸종 40년 의미를 살려 40마리가 자연 품으로 되돌아간다. 암놈과 수놈을 1대3, 어미(성조)와 새끼(유조) 비율을 2대1로 맞춰 선별했다. 이들 따오기는 3개월가량 비행훈련, 대인·대물 적응훈련, 먹이섭취 훈련, 울음소리 적응훈련 등을 받았다.

창녕군은 2010년부터 우포늪 일대 국유지를 대상으로 따오기 먹이터로 16㏊ 규모 논 습지와 번식할 수 있는 영소지(營巢地) 숲 23㏊를 조성했다. 2016년부터는 우포늪 일대 20개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따오기와의 공존 홍보와 창녕군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생태교육을 진행했다.

창녕군은 방사될 따오기에 위치추적기(GPS)와 가락지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하고 따오기 연구자 10명, 자원봉사자 30명, 지지자 40명 등 80여명과 매일 따오기 관찰하고 얻은 정보로 향후 대체 서식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입은 따오기는 올해 12월 창녕 장마면에 조성되는 천연기념물구조·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세종=뉴시스】방사에 대비해 먹이훈련 중인 따오기. 2019.05.08. (사진=환경부 제공)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방사에 대비해 먹이훈련 중인 따오기. 2019.05.08. (사진=환경부 제공) [email protected]


다만 중국과 일본 사례를 보면 방사된 따오기 상당수가 폐사할 우려가 있다. 일본에선 2008년부터 지금까지 19차례 방사한 결과 3년간 생존율이 40%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오기 방사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상자 속에 갇혀 있다가 풀려나는 경방사(hard release)가 아니라 몇 달간 훈련을 거쳐 출입문이 개방되면 야생과 훈련장을 오갈 수 있는 연방사(soft release) 방식으로 진행된다.

환경부와 문화재청 관계자는 "따오기가 성공적으로 복원돼 남북한과 중국과 일본까지도 오가는 동북아 생태보전의 모범사례가 되길 바란다"며 "따오기 복원의 성과가 앞으로 사라진 생물들의 더 많은 복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따오기와 같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서식처를 지켜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창녕 우포늪, 김해 화포천 습지 복원 등 자연생태계 보전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정우 창녕군수는 "따오기가 자연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가까이 접근하거나 사진 촬영을 위해 서식환경에 영향을 주는 행동은 지양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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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던 따오기…40년만에 우포늪 일대서 날개짓

기사등록 2019/05/08 16:06:5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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