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성향 알고싶다면, 이 연극 보세요"
"다 찔금찔금했다. 특출나게 잘 하는게 없는 것이 문제"라면서도 "가장 자신 있는 건 연기다. 다른 건 너무 못하니까”라며 웃었다.
데뷔 17년째인 강예빈은 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연극 '보잉보잉'으로 대학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보잉보잉'은 바람둥이 '조성기'(한영준·임채영·오진영·장은석·최준하)가 미모의 스튜어디스 '이수'(강예빈·나혜진·남지율·서가현·전민정), '지수'(김성은·박기루·이연우·윤교야·최연아), '혜수'(유은주·이현아·지혜연·윤이나·한지은) 셋을 동시에 사귀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코미디 연극이다.
계속 섹시한 이미지만 강조하면 부담스럽지 않을까. 오히려 "이수는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와 다르다"면서 "겉으로 보면 섹시해 보이지만 굉장히 어설프고 귀엽다. 마음도 여리고 약간 똑똑하지 못하다. 내가 연기하다 보니 자신감있게 보이려고 하는 행동들이 섹시하게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 만의 매력으로 '강예빈표 스튜어디스' 캐릭터를 만들었다. 남다른 가슴 덕분에 66 사이즈를 입는다며 "처음 입었을 때부터 내 옷 같았다"고 자부했다. "스커트를 줄이고 내 몸에 맞게 수선했다"며 "여성들은 스튜어디스복에 대한 환상이 있지 않느냐. 대한항공 옷과 비슷한데, 외국 나갈 때 실제 스튜어디스들을 보니 반갑더라. 내가 만날 입는 옷인데 그분들이 입으니까 고급스러워 보였다"며 웃겼다.
초반에는무대에서 목소리가 맨 뒷자리 객석까지 안 들려 고민했다. TV매체에서 콧소리를 많이 썼는데, 연극에선 복식 호흡하며 중저음으로 연기해야 해 애를 먹었다. "얼마 전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7에 특별 출연했는데, 한상재 PD가 '작게 말해'라고 하더라. '연극을 한 보람이 있구나'라고 느꼈다"며 좋아라했다.
5개월째 공연 중인 강예빈은 조금씩 "관객들이 보이고, 대사가 들리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제 조금 실수를 해도 아닌체 하는 여유가 생겼다"면서도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하고 떨리는 것은 똑같다"고 덧붙였다.
며칠 전 개그맨 유상무(39)가 연극을 관람했다. "'연예인이니까 몇 번 나왔다가 그냥 들어가겠지'라고 했다. 그런데 공연을 보고 난 뒤 오빠가 '정말 잘한다'고 칭찬해줬다. 다들 기대를 안 하는 것 같아서 더 오기가 생겼다"고 전했다.
"초반에 공연하면서 온 몸에 멍이 들었다. 계단을 올라가는 장면을 찍을 때 진짜 오르가슴이 오는 걸 상상하면서 연기했다. 5개월 동안 바닥을 치면서 계단을 올라갔더니 손가락 인대가 다 늘어났다. 병원에 가니 '뼈가 뒤로 밀렸다'고 하더라. 지금도 침을 맞고 있다. 원래 평발인데 10㎝ 넘는 하이힐을 신고 공연하다 보니 발이 너무 아팠다. 힐도 계속 신으니까 너무 늘어나서 휴지를 가득 넣고 다닌다. 힐이 벗겨져서 절뚝 거리며 들어간 적도 있다. 너무 긴장해서 대사를 후다닥 치고 들어가기 바빴는데, 이제는 관객들과 호흡이 즐겁다."
"하하, 내가 처음 등장해서 끝을 장식하지 않느냐"며 "군부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된다. 원래 '아줌마, 음식이 너무나 짜드라~'라고 대사를 하면서 나와야 하는데, 함성에 묻히니까 조금 시간을 가진 뒤 대사를 친다. 원래 연극 볼 때 관객들이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잘 없는데, 열띤 호응을 보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내가 웨이브를 할 때 객석에서 남자친구가 '와~'라며 환호하니 옆에 있던 여자친구가 째려보더라. 공연할 때 앞에서 싸우는 커플을 많이 봤다"면서도 "썸 타는 중이거나 사귄지 얼마 안 된 커플에게 '보잉보잉'을 추천한다. 상대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수 있다. 또 이수, 지수, 혜수 세 명의 여성들의 스타들이 다 다르지 않느냐. 남자친구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도 알 수 있다"고 귀띔했다.
강예빈은 매우 솔직하고 털털했다. '한 번 보면 여성들도 팬이 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섹시한 이미지 탓에 대중의 오해를 많이 받아 속상하지는 않을는지···. 주변에서 '강예빈과 결혼하면 남편이 매일 힘들거다', '쓰레기 버리러 나가는데도 남편이 불안할거다', '강예빈은 밥 먹을 때도 섹시할 것 같다' 등의 얘기를 많이 듣는다.
"남자친구가 나를 너무 좋아해서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본 적이 있다. 구체적으로 죽는 방법까지 써놨더라. 내가 '사람들이 죽을만큼 싫어할 정도의 일을 하고 있나?' 생각했다. 신경쓰지 말라고 해도 계속 보게 되지 않느냐.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깨고 싶다. 매일 클럽에 갈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내 최종 꿈은 행복한 가정생활을 이루는 거다. 그러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아쉬움이 남고 싶지 않으니까. 실제로 우리 가족이 엄청 단란해서 나도 가정을 이뤄 남편, 자식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 연애 중인거 아니냐고? 하하하하. 올해 무조건 할 거다. 나이가 몇 살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