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데이, 뮤지컬·연극이 묻는다 '노동이란 무엇인가'

기사등록 2019/05/01 11:45:49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이터널저니 크리에이티브그룹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이터널저니 크리에이티브그룹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1일 근로자의날을 맞아 노동의 의미를 반추할 수 있는 공연들이 눈길을 끈다.

5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연출 유병은)는 미국 노동운동의 이정표로 통하는 '할란카운티 탄광촌'의 실화가 바탕이다.

영화 '할란카운티 USA'(1976·감독 바버라 코플)를 모티브 삼은 국산 창작극이다. 1974년 켄터키 지역 광산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기를 다룬다. 낯설 수 있는 미국의 노동운동과 노예제 문제를 휴머니즘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다. 일부 대사와 전개방식을 예스럽게 느낄 수 있지만, 배우들의 열연으로 빚어내는 앙상블의 묵직함이 이를 무마시킨다. 커튼콜에서 객석은 눈물바다가 된다.

부당한 처우를 받고 살아온 흑인 '라일리'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백인 '대니얼' 역에 김다현·서승원·조상웅이 캐스팅됐다. 탄폐증을 앓고 여성 광부 '엘레나'는 이지숙과 이하경이 나눠 맡는다.

국립극단이 12일까지 서계동 소극장 판에서 신진 연출가들의 실험무대인 '연출의 판'을 통해 선보이는 '연출의 판-작업진행중'도 노동을 다룬다. 

'연출의 판'은 이성열 예술감독이 선보이는 작품개발 프로젝트다. 연출가들이 어떤 조건도 없이 솔직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다.

올해는 '작업진행중'과 '연출가전', 두 개의 사업으로 확대됐다. '작업진행중'은 결과물보다 논의과정 자체에 방점을 찍는다. '판 예술감독' 윤한솔 연출과 함께 연극평론가 이경미가 드라마투르그로 합류했다.
연극 '메이데이' ⓒ국립극단
연극 '메이데이' ⓒ국립극단
첫 번째로 4월 19~21일 공연한 극단 노마드의 김민경이 연출한 '메이데이'는 신체극이라고 할 정도로 움직임이 도드라졌다. 러닝타임 동안 8명의 배우가 밧줄로 대형 선박의 밑동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노동에 대한 다양한 함의, 은유가 묻어난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나사못을 조이는 노동자가 등장하는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 '모던타임스'가 겹쳐지는 장면도 있다. 무엇보다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배로 상징되는 시스템을 7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동안, 잘 톺아본다. 시스템에 탑승을 하기 힘들고, 탑승을 하더라도 그 체제는 공고하지 못하다.

마지막 출항식 장면에서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1998)에 삽입됐던 '롱 비히클(long vehicle)'을 사용하는 등 선곡 감각도 돋보인다.

한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일본 연출가인 극단 토모즈 팩토리의 츠카구치 토모는 4월 26~28일 공연한 '노동가: 역사와 실재, 혹은 그 하염없는 실천을 향하여'에서 이방인의 관점에서 본 한국의 노동운동과 노동가를 위트 있게 풀어냈다.

연출가 백석현이 에밀 졸라의 동명 문제작을 현대 한국 사회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제르미날’(5월 3~5일), 연극뿐 아니라 음악과 다원예술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연출가 윤혜진은 회사를 설립한 후 노동자를 채용하고, 노동을 수행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일련의 과정을 실험한 '궁립공단_ 무아실업'(5월 10~12일)이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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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뮤지컬·연극이 묻는다 '노동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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