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화재 후 SNS에 '이슬람 혐오·음모론' 기승

기사등록 2019/04/17 11:23:26

화재 동영상에 아랍어 목소리 덧씌워 퍼트려

【파리=AP/뉴시스】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에 16일(현지시간) 화재로 무너져 내린 지붕 잔해가 쌓여 있다. 2019.04.17
【파리=AP/뉴시스】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에 16일(현지시간) 화재로 무너져 내린 지붕 잔해가 쌓여 있다. 2019.04.17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슬람 혐오와 음모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뉴스는 소방관들이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진압하는 동안 유튜브와 트위터는 익명의 계정에 의해 이뤄지는 음모론을 차단하고, 이슬람 혐오를 퍼뜨리는 백인 우월주의자를 검증하기 위해 애써야만 했다고 보도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 프랑스 정부는 그동안 진행 중이었던 지붕 보수 작업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면서 테러와 방화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하지만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타는 사진과 동영상이 SNS를 타고 빠르게 퍼지면서 이슬람 혐오론을 확산시키는 기회가 됐다. 이는 누군가 일부러 노트르담에 불을 지른 것 아닌가라는 의문을 갖는 보수 전문가들에게도 힘을 불어줬다.

예를 들어 유튜브에서 4만번 조회된 한 동영상은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동영상에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아랍어)'라고 외치는 남성의 목소리를 덧씌워 보여준다. 이 동영상은 구글에서 '알라후 아크바르 절규'를 검색했을 때 첫번째 결과물이기도 하다.

스티븐 몰리뉴스와 페이스 골디 같은 백인 민족주의 유튜브 선동가들은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와 관련해 이슬람 음모론을 담은 트윗을 쏟아냈다. 이들은 모두 트위터에서 공식 검증된 인물이다. 몰리뉴스는 화재 원인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어떤 발표도 믿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보수 라디오 진행자 글렌 벡은 방송에서 이번 화재와 9·11테러를 비교하면서 "만약 (화재가) 이슬람주의자들에 의해 시작됐다면 당신이 그것을 알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CNN을 사칭해 노르트담 대성당 화재가 테러행위라고 주장하는 가짜 트위터 계정도 등장했다. CNN 대변인은 잘못된 정보를 즉각 삭제할 것을 요구했지만 트위터가 거부했다고 전했다.
 
제임스 밴더빌트대 인류학과의 소피 비요크 교수는 "편집된 동영상과 화두는 인종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백인 민족주의자들의 이념에 부합한다"며 "이들은 백인에게 백인 민족주의를 심어주는데 이슬람 혐오를 부채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제임스 교수는 "SNS업체들은 자사 플랫폼을 (백인 민족주의와 이슬람 혐오주의자를) 모집하는 확성기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할 책임이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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