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기후변화로 금세말 인천이 가라앉게 될 수도"

기사등록 2019/04/08 13:05:28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적응주간 참석

"1.5도 보고서는 경고장…야심찬 목표 필요"

【인천=뉴시스】홍효식 기자 = 조명래(왼쪽) 환경부 장관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8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적응주간'에 참석하고 있다. 2019.04.08.   yesphoto@newsis.com
【인천=뉴시스】홍효식 기자 = 조명래(왼쪽) 환경부 장관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8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적응주간'에 참석하고 있다. 2019.04.08.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임재희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8일 "우리가 생산하는 방식과 소비하는 방식을 보면 지구가 두개인것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지구는 하나밖에 없고 다른 곳에서 살 수 없다"며 각국에 조속한 기후변화 적응대책 이행을 촉구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적응주간'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미래세대가 1000년, 1만년 후에도 조화롭게 자연과 공존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가야하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0년간 유엔에 몸담고 있는 동안 가장 소중한 기억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지속가능목표 그리고 파리협정이라고 얘기할 것"이라며 "2015년도에 채택된 두 가지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지내면서 가장 보람 있는 성과이자 가장 기억에 남는 중요한 사안들"이라고 운을 뗐다.

하지만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난 3년동안 오히려 증가했는데 파리협정을 체결하고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 전 총장은 기후변화 관련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국제기구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채택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전 세계에 던져진 경고장"이라고 표현했다.

특별보고서는 2015년 파리협약에서 합의한 것처럼 이번 세기 말까지 전 세계가 산업혁명 이전 대비 지구 온도를 2도까지만 억제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기후변화 문제를 진단하고 1.5도 아래로 낮추기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반 전 총장은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는) 기후변화라는 것이 빠르게 다가오고 우리 생각보다 훨씬 속도가 빠르다는 얘기"라며 "보고서를 보면 여전히 1.5도 목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나오지만 가능하려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야심찬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심찬 목표란 특별보고서가 1.5도 이내로 지구온난화 수준을 낮추기 위해 제안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 지금 수준의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순 제로(net-zero)'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반 전 총장은 "해수면이 상승하고 기후변화가 계속해서 늘어나 온도 상승을 1.5도 내로 잡지 못한다면 인천도 이번 세기 말이 되면 물 아래로 가라앉게 될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좀더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론 중 하나로 반 전 총장은 투표를 포함한 정치 분야 노력을 제안했다.

그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학생들이나 시민사회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면 국회나 지방정부 관계자, 시장 등 정치 지도자들에게 '지구가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여러분이야말로 지도자들을 바꿔놓을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들도 앞으로 국민들의 목소리에 경청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위원장을 맡기로 한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기구'와 관련해  "미세먼지 대응이야말로 기후변화 적응 조치 중 하나로서 아주 중요한 활동이 될 것"이라며 "이런 우리의 노력을 통해 전 한국인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개선해 세계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세상이 되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에 앞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도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을 연관지어 조속한 정책적 대응을 각국에 촉구했다.

최 교수는 "기후변화야말로 생물다양성을 줄이는 가장 큰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며 "(지구온난화 목표 1.5도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생물다양성 절반 정도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물학자들의 우려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세기말 인류가 사라진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이유는 기후변화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사실이자 현상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응하지 못한 인류는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환경부 주최로 세계 최초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적응주간'은 지난해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이 환경부와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 행사를 개최하기로 합의해 성사된 것으로,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높임과 함께 전 세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제 해결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12일까지 닷새간 열리는 이번 적응주간에는 오바이스 사마드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차장과 야닉 그레마렉 녹색기후기금 사무총장, 주디스칼 유엔자본개발기금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대표를 비롯해 기후변화 적응 부문의 최고 권위자인 진 폴루티코프 호주 국가기후변화적응연구소장 등 석학들을 비롯해 103개국 500여명이 참석한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은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적응 비용이 2030년까지 연간 300억원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적응하는 데 있어서는 현재 문제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복구하고 사호 전반이 나서야 될 문제"라며 각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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