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북미회담, 의도된 결렬…볼턴 '재수없는 사람'"(종합)

기사등록 2019/03/05 15:00:47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합의 거의 이뤄졌을 것"

"트럼프, 밤사이 심경변화…볼턴이 악역맡은 것"

"볼턴, '영변+α'로 문턱 높여 北도 더 세게 요구"

"트럼프, 文대통령에 전화…文대통령 나서달란 것"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남북경제협력 전망' 민평련 전문가 초청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3.0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남북경제협력 전망' 민평련 전문가 초청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3.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주 한주홍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5일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의도된 결렬'로 평가하면서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악역'을 맡았다고 밝혔다. 동시에 북미 간 조율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해 졌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후) 기자들에게 '둘이서 한 얘기를 문서로 만들어놓으면 아마 돈 내고 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합의가) 다됐다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튿날 아침 단독회담에 들어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이 많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얘기하니 김정은의 표정이 살짝 붉어졌다"면서 "김정은은 경제 문제 때문에 굉장히 (협상이) 급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에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모르겠지만, 다음 확대회담으로 넘어가는 장면 사진에 난데없이 볼턴이 앉아있었다"면서 "(볼턴은) 한반도 문제에 관련해서는 매우 재수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합의를) 만든 것인데 자신들이 만들고 깰 수는 없으니 볼턴에게 악역을 시킨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노딜'(No deal·합의무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코언 전 개인변호사의 의회 청문회가 워싱턴 정세와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게 속상한 나머지 판을 바꾸기 위해 판이 깨진 것처럼 '노딜'로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뉴스 헤드라인을 코언 청문회가 덮는 것을 굉장히 불안해했을 것"이라며 "결국 밤사이 심경이 변해서 '이번엔 못하겠다. 이걸 들고 가봐야 소용이 없다'고 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볼턴 보좌관이 '영변 플러스알파(+α)'를 언급하고 (협상의) 문턱을 높이니 김 위원장도 (미국이) 제재 해제를 더 세게 해줄 것을 요구했을 것"이라며 "(북미 간 대화가) 거기에서 더 이상 나가지 못했다. 밤사이에 의도된 결렬이거나 '노딜'이다"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회담의 분위기가 좋았을 것이라고 관측하는 이유로 회담 직후 미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사진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박차고 나온 게 아니고 상당히 화기애애하게 헤어진 한 장의 사진이 있다"며 회담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면 김 위원장이 그렇게 웃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북미 간 조율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직후 문 대통령에게 전화해 '김 위원장을 만나 빨리 중재해 달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며 "문 대통령이 나서달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판문점으로 불러 이야기를 듣고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비건 대표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들으면 된다"며 "북미 간 요구 조건을 절충하는 구상을 하고 동의를 구한 뒤에 한미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통일을 위한 남북경제협력과 경제공동체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현재 경제사정 때문에 절실히 우리를 필요로 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며 "북한이 본격적으로 개방하기 시작한 뒤 일본·중국·미국 자본이 들어가면 우리 것은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 북한 경제가 일본이나 중국에 예속되면 통일은 물 건너간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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