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뚝뚝'…집값 어디까지 끌어내릴까?

기사등록 2019/01/15 06:00:00

정부규제·신규물량↑·전세수요↓…전셋값 0.12%↓

헬리오시티 전셋값 하락세...서울전역으로 확산

전문가 "전셋값 하락, 집값 상승세 제한에 기여"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1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 앞에 전세 및 월세 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30일 발표한 ‘9월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수도권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월평균 기준 0.17%로 전분기(0.12%)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2018.10.0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1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 앞에 전세 및 월세 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30일 발표한 ‘9월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수도권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월평균 기준 0.17%로 전분기(0.12%)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2018.10.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매매가의 선행지표인 전셋값이 맥을 못 춰 집값 하락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만 가구(9510가구)에 달하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등 대규모 물량 공급과 전세수요 감소, 정부의 강력한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전세시장은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 주택시장에서 전세시장 안정세가 향후 집값을 예측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대규모 단지인 헬리오시티에서 시작된 전셋값 하락세가 주변으로 점차 확산되는 양상이다.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1월 첫째주·7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2% 하락했다. 특히 강남4구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송파 헬리오시티 등 신규 입주 물량 증가 여파로 ▲강동구(0.3%) ▲강남구(0.29%) ▲서초구(0.28%) ▲송파구(0.25%) 등이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갔다.

송파구에서 시작된 전셋값 하락세가 서울전역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금호와 쌍용1차·우성1차·가락현대아파트 전세값이 500만~2000만원, 강동구 암사동 프라이어팰리스가 2500만~4000만원, 둔촌동 신성둔촌미소지움1차가 500만~2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전세 매물이 늘어나도 실제 계약으로 성사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전셋값 하락은 계속될 것이라는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또 9.13 부동산대책 이후 정부의 강력한 대출·세금 규제에 따른 집값 하락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매수자의 관망 심리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강화와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이 겹친 거래절벽으로 전세 매물이 늘어나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아 전셋값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전셋값 하락이 집값 하락으로 본격 이어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머지 않은 시점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종=뉴시스】(자료 = KDI 제공)
【세종=뉴시스】(자료 = KDI 제공)

올해 집값과 전셋값 모두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한국감정원은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지난해보다 1%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감정원이 부동산시장 전망을 내놓은 2014년 이후 가격 하락 예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은 주택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입주 물량이 늘어 집값은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지난해 여름 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정부가 강하게 규제하면서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지난해 1.8%가 하락한 전세가격은 올해 2.4%로 더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또 1년 뒤 서울 집값이 떨어질 거라는 전망이 오를 거라는 전망보다 더 높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학계·연구원·금융기관·건설사 등 전문가 100여명을 상대로 지난달 실시한 '부동산시장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후 서울 주택 매매 가격이 내릴 것이라는 견해는 44.7%로 오를 것이라는 견해 24.3%보다 20.4% 앞섰다. 이는 지난해 9월 실시한 조사에서 상승이 46.1%로, 하락 27.5%보다 18.6% 높았는데 3개월 사이에 뒤집힌 결과다.

일선 현장에서는 당분간 전셋값이 더 하락하고 집값도 덩달아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셋값이 집값의 선행지표 역할을 무조건 하는건 아니지만 주택식장에서는 흐름과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며 "전세시장 안정화가 향후에 집값을 낮추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도 "전셋값 하락이 집값 하락으로 본격적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송파 헬리오시티 등 신규 물량 공급과 정부의 규제 등으로 전세시장 안정화가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는 전셋값과 집값 모두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떨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전셋값 하락이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등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셋값 하락에 따른 집값 하락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집값 상승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기침체와 공급과잉, 금리상승, (부동산)거래량 둔화 등 저성장 국면에서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매매가격 일부를 끌어내리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8만호 등 입주 물량 공급과 금리 인상, 대출 규제가 동시에 이뤄지면 전세가율이 떨어지면서 부동산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방은 미분양 물량도 많고 지역 경기 좋이 않아서 영향이 크게 나타나지만 서울은 아직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있고 버틸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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