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홍남기 "성장률·고용·분배 방점…총론보단 각론 접근"

기사등록 2018/12/11 16:46:15

11일 세종청사로 첫 출근…취임식 후 기자실 방문

"일부 정부 정책 우려로 경제 심리 하락…변화·처방 있어야"

"정부가 마중물 부으면 민간이 펌프질해야…활력 찾기 역점"

"정책 논쟁 지양하고 결과내야…역량 최대한 동원해 대응"

【서울=뉴시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2.11.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2.11.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장서우 위용성 기자 = 11일 취임식을 열고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 피부에 실질적으로 와 닿는 고용이나 분배, 성장률과 같은 지표들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며 향후 경제정책방향의 큰 그림을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2시30분께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쉽게 개선될 것 같지 않은 지표들이 많다"고 우려하며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적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정책의 성과를 내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문도 있었던 만큼 손에 잡히는 결과를 내겠다고 재차 말했다. 그는 "가능한 한 총론보다는 각론에, 큰 틀보단 구체적인 부분에 초점을 두고 진행할 것"이라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정책 집행 속도와 성과 등을 촘촘히 짚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 부처 사령탑으로서 "리더십(leadership)을 내달라"는 문 대통령의 당부를 언급하며 경제관계장관회의 등 공식적 모임 외에 비공식·비정기적 협의 모임을 수시로 갖겠다고도 했다. 그는 청문회 당시 언급한 대통령 격주 보고 역시 청와대에 요청해뒀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는 "오늘 점심때 6분 장관을 모시고 1차로 (비공식 모임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정책 토론 및 사전 조율을 위한 비공식 모임을 활성화하겠다"며 "그 과정에서 경제부총리와 경제팀이 주축이 돼 경제 문제를 이끌어가겠다"고 했다.

그는 "청와대와 기재부가 매번 똑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보장은 없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며 "김수현 정책실장과는 매주 금요일 고정적으로 만나 의견을 조율할 것이다. 필요하면 관련된 장관이나 수석이 함께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민간과의 소통도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견기업, 중소기업, 대기업, 경제단체, 노동단체, 필요하다면 시민단체까지 매주 또는 격주로 만나겠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정기적으로 경청하는 소통의 창구를 확실히 만들어 실행하고 합리적인 의견은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홍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산하 구간설정위원회를 설정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향성이 있나. 최저임금위원회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년 5월이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임금 결정 과정을 시작하기 때문에 내년 1사분기까지는 방안을 만들어 적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최저임금위원회 밑에는 하위 위원회(sub-committee)가 있는데 구간설정위원회와 최저임금결정위원회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와 별개의 것이 아니다. 구간설정위원회의 경우 1단계로 먼저 구간을 합리적으로 설정하고 2단계로 그 범위 내에서 최종적인 최저임금이 결정 되는 방식이라는 아이디어다. 이는 내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다각적으로 모색해 본 여러 방법 중 하나였다. 그런 측면에서 청문회때도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한 것이다. 더 나은 방안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 사안을 포함해 같이 검토할 예정이다. 경제팀과 상의해 가장 적절한 프로세스가 무엇일지 머리를 맞대고 강구해 보겠다."
【서울=뉴시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2.11.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2.11.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email protected]
-카풀 논란으로 택시 기사 한 분이 분신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취임사에 '이해관계 조정의 벽'을 언급했는데 관련한 향후 대책 방향은.

"어제 (분신) 소식을 듣고 정말 안타깝고 참담했다. 일어나지 말아야 될 일이 일어나 굉장히 놀랐고 앞으로 이와 유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카풀 문제에 대해선 가능한 한 이와 같은 신(新)산업이 우리나라에서도 시도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다만 기존 이해 관계자들 간의 이해가 잘 조정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만들어지면서 가야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다.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 협업을 통해 상생의 방안을 많이 검토했다. 국토부에서 고민하고 있는 정책적 대안들이 상당히 많이 준비돼 있다는 생각이다. 기존의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협의해나가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 그와 같은 사고가 나서 정말 안타깝다. "

-보유세를 단계적으로 높인다고 했는데 재산세 인상도 검토하나.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는 줄이는 방향에 대해 이미 말씀드린 바 있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일정이나 로드맵은 오늘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이 문제에 대해선 세제실과 좀 더 협의하겠다. 개인적인 상식만으로 말하기엔 적절치 않다."

-이번 KTX 사고와 관련해, 코레일 등 공공기관 정책에 변화를 줄 생각이 있나. 

"오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얘기를 나눴다. 저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부처의 장관으로서 공공기관 관리 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고민하겠다."

-공공기관 추가 지방이전은 여권에선 확실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정부에서는 추가로 대규모 이전을 생각하는지. 또 일부 지역의 경우 산업은행과 같은 금융 공기업의 이전을 바라고 있는데 가능한가.

"국무조정실장 재직 당시까지 파악한 바로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1단계로 했던 정책에 대한 견고함을 다지는데 우선 중점을 두고 있다. 2단계에 해당하는 추가 이전에 대해선 깊이 있는 검토 진행되는 것이 없는 걸로 안다. 금융 공기업도 마찬가지다."
【서울=뉴시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2.11.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2.11.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email protected]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 사업 선정의 기준은 무엇이고 30여개 사업들 중 몇 개 정도가 선정될 수 있나.

"정부 내에서 기재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언제까지 진행될 지는 말씀드릴 수 없다. 다만 꼭 지자체가 국가균형발전위에 제출한 사업들만 대상이 되는 게 아니고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적정 시점에 안이 마무리되면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 지자체가 제출한 사업들이나 국가균형발전 전체적 차원에서 제기되는 사업들에 대해 국가균형위와 기재부에서 검토가 진행 중이고 지금은 중간 정도 왔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마무리는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

-취임사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핵심 과제를 매듭짓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사례를 들자면.

"이 내용은 다음주 발표될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담았다. 경제 현안이 많이 있는데 이 중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지를 갖고 해서 될 수 있는 것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다. 사회적 대화나 사회적 빅딜(big deal)이 필요한 과제에 대해선 추진하다 안 되면 또 6개월이고, 1년이고 시간이 가게 된다. 때문에 몇 개는 선택해서 내년 상반기까지 한 발자국이라도 나갈 수 있도록, 가시적 진전이 가능하도록 해보자는 뜻에서 한 말이다."

-취임사에서 "민간이 경제하려는 동기가 살아나야 한다"고 했는데, 그 동기가 낮은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이유는.

"청문회때 경제 심리가 악화되는 것이 가장 큰 경계 대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민간이 갖고 있는 여러 우려 중 하나는 앞으로도 경제가 나빠져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에 대한 것이다. 소상공인의 경우 실제 폐업이 늘어나고 과당 경쟁으로 상황이 어려워졌다. 그밖에 소비 패턴 변화로 인한 파급 영향,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현상들이 같이 맞물렸고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52시간 근무제 등 일부 정부 정책도 시장에서 우려로 나타났다. 그런 과정에서 경제 심리는 떨어져 왔다. 이를 거꾸로 짚어 정책적 변화도 필요하고 구조적 문제도 별도의 처방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지역 상권이나 소상공인 관련해선 최근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온라인 소비 추이와도 연결시키는 등의 방식이다. 정책의 방향적 측면에선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어느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경제가 지금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선 세 축을 지향해야 하는 것은 맞다. 이 세 축이 잘 녹아있는 것이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다. 정책의 방향성을 이 쪽에 두되 경제 상황이 굉장히 엄중하기에 활력을 찾는데 당분간 역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아무리 선도하더라도 실제 투자가 이뤄지고 일자리를 만드는 주력 부대는 민간이다. 정부가 하는 것이 마중물이라면 민간이 하는 것은 본격적인 펌프질이다. 그런 쪽에 지원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최저임금에 대한 부담감을 해소하고 경제를 좀 더 예측 가능하게 해 나가야 된다는 당위성에 더 신경을 써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것을 강조한다."

-취임사에서 "프레임에 갇힌 정책 논쟁을 지양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논쟁이 뭔가.

"지난 1년 반동안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 등 몇몇 정책이 시장에 기대 이상으로 진행되며 부담을 줬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경제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 이르기까지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정한 정책 때문에 지금 상황이 벌어졌다는 갑론을박이 많았는데 이제는 경제 상황에 미치는 여러 요인들을 정확히 진단해 정책적으로 처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만들어 낸 정책이 현장에서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내년에 저희 경제팀은 가능한 한 총론보다는 각론에, 큰 틀보단 구체적인 부분에 초점을 두고 진행해 나가려 한다. 정책 추진 자체보단 추진을 통해 얻어지는 결과가 손에 잡히게 나오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관계장관회의에서도 정책 집행 속도와 성과 등을 촘촘히 짚어 나가겠다."

-취임사에서 고용, 분배 등을 개선해 경제 활력을 높이겠다는 얘기가 있었다. 내일이면 11월 고용동향이 나온다. 앞으로 어떤 지표를 가장 중요하게 볼 건가.

"경제 정책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중요하지 않은 지표는 하나도 없다. 다만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지표는 성장률과 고용, 분배 등이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펴더라도 개선돼야 하는 지표들이다. 내년에도 쉽게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지표들이 많지만 성장률 회복, 고용 지표 개선, 5분위 배율 포함한 분배의 개선적 추세 등에 좀 더 신경을 쓰고 모니터링하겠다.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적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 대응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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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홍남기 "성장률·고용·분배 방점…총론보단 각론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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