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D-1] 박빙의 조지아주 공화후보, 민주당의 해킹혐의 주장

기사등록 2018/11/05 07:32:16

브라이언 켐프, 증거는 없지만 "데이터베이스 해킹" 수사요구

허술한 전산망, 선거후 결과불복 우려도

【아틀랜타( 미 조지아주)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이번 중간선거에서 박빙의 승부처로 주목을 받고 있는 조지아주에서 공화당의 주지사 후보이며 조지아주 내무장관을 지냈던 브라이언 켐프(사진) 후보가 4일(현지시간)  민주당의 선거 데이터베이스 해킹을 주장하면서 현재 이를 수사중이라고 발표했다. 
 
 켐프는 만약에 당선된다면 미국 최초의 흑인여성 주지사가 될 민주당의 스테이시 에이브람스 후보를 겨냥해 민주당이  조지아주 유권자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하는 일에 가담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주 정부가 이번 선거의 각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을 확인하고 투표를 집계 하는 데에 사용할 공식 전산망을 말한다. 

 공화당 측 성명은 혐의에 대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으며 조지아주 민주당에 대해서도 해킹혐의를 자세하게 특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6일의 투표일 직전에 발표한 것으로 보아 막바지 선거전에서 전국적 박빙 선거전인 이곳 주지사 선거의 최후의 흑색선전이라는 의심도 받고 있다.

 에이브럼스는 미국 '토크쇼의 여왕'인 오프라 윈프리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켐프 후보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으로부터 유세 지원을 받아  격전을 치르고 있다. 민주당은 켐프 후보의 이번 발표에 대해 그의 선거본부가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격화시키고 있는 증거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반면에 공화당은 이를 민주당원들의  악랄한 선거전략으로 규정하고  켐프 후보가 메이컨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이와 관련한 유세전에 나설 것이라며 대대적인 선전에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대통령은 이 날  백악관을 나서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보고받은 게 없어서 자기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켐프의 선거사무실에서는 연방 수사당국에 이미 고발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연방수사국(FBI)는 이에 대해 언급을 거절했다.    국토안보부에서도 신고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조지아주 관리들에게 떠 넘겼다.

 공화당의 발표는 켐프 후보에게 비판적인 시민단체인 '좋은 지배구조 연합'( Coalition for Good Governance )이  조지아주의 허술한 온라인 유권자 등록 데이터베이스가 해킹 당한 것 같다는 중립적 제3자의 보고서를 인용, 발표한 뒤에 나온 것이다. 이번 해킹은 유권자 등록 정보를 변조하거나 아예 그의 이름을 명단에서 지워버릴 수도 있다고 이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미시건대학 컴퓨터공학과 매튜 버나드 교수는 3일 민주당으로부터 검토를 의뢰받은 여러명의 전문가 중의 한 명이다.  그는 이번 해킹이 누구든 유권자 개인의 등록 정보에 접근할 경우 시스템에 등록된 어떤 유권자의 기록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 해킹 시비로 가뜩이나 최근 몇 주 동안 유권자 협박, 또는 사기 조작 혐의로 진흙탕 싸움이 진행된 조지아주 선거는 누가 진짜냐를 가리는 마지막 결전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에이브람스 후보는 켐프를 " 유권자 압박의 대가"라고 부르면서 그가 선거를 담당한 주 고위공무원들과 함께 일정 부류의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가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켐프는 이에 대해 자신은 연방법과 주법에 따라 집행할 뿐이라며 오히려 에이브람스와 선거운동원들이  시민권도 없는 사람들을 동원해서 불법적으로 투표에 참가시키려고 한다며 반격에 나섰다.

 이런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조지아주 유권자들이나 시민단체들은 모두 투표가 끝난 뒤 양측이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무효 법정투쟁에 나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 공화 양당 후보는 현재 팽팽한 접전을 하고 있다.

  켐프 후보가 외부인이 자기 사무실을 해킹하려했다고 선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총선 직후에도 켐프는  오바마정부의 국토안보부가 자기 사무실 컴퓨터망을 해킹하려 했다고 비난했고,  이는 국토안보부 자체조사 결과 2017년 중반에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주지사 후보로 나서기 전부터 켐프는 조지아주 선거관리 시스템의 부실한 관리로 비판을 받았었다. 조지아주의 현재 선거관리 시스템은 문제가 생길 경우 유권자를 확인할 만한 확실한 서류의 뒷받침이 전혀 없는 상태로 관리되고 있다.  게다가 조지아주는 전국적으로 가장 노후한 전자 투표 계산기를 가진 5개 주의 하나이다.  전산과학자들은 손쉽게 해킹이 이뤄지고 서류상 흔적도 남기지 않을 수 있는 이 전산망은 믿을 수 없다고 오랫동안 비판해왔다.

 2015년에도 켐프의 사무실에서는 조지아주 유권자 수백만명의 사회보장번호와 기타 개인신상정보를 유출시켜
큰 비난을 받았지만, 켐프는 사무착오로 일어난 실수일 뿐이라고 주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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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중간선거 D-1] 박빙의 조지아주 공화후보, 민주당의 해킹혐의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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