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개봉하는 영화 '완벽한 타인'의 주연 염정아(46)는 이렇게 말했다.
서로에게 비밀이 없다고 믿는 친구 7명이 휴대폰으로 오는 문자·전화·카톡 등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진 이야기다.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이들이 감춰 온 비밀들이 하나둘씩 드러난다.
MBC PD 출신인 이재규(48)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드라마 '다모'(2003), '패션 70's'(2005), '베토벤 바이러스'(2008), '더 킹 투 하츠'(2012) 등을 연속 히트시켰고 영화 '역린'(2014), '인플루언스'(2010) 등을 연출했다.
이 감독에 대해 "어마어마하게 준비하고 영화를 시작했다. 계산이 철저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배우들끼리 호흡이 중요한 작품이다. 불협화음이 나거나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감독이 잘 대해줬다."
영화에서 염정아의 배역은 가정주부 '수현'이다.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인 남편, 시어머니, 두 아이들에게 치인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시작한 SNS 문학반에서 친구를 만들고 남다른 재능도 발견한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가정을 버릴 용기는 없고 참고 사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수현처럼 사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감정을 계속 억누르고 산다. 수현을 연기하면서 나도 속상한 마음이 쌓였다."
실제로는 수현과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다. "남편은 카리스마가 있고 가정적인 사람이다. 잘 챙겨준다. 서로 존대말을 쓰고 있고, 잘 맞추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영화 촬영을 마친 염정아는 11월23일 첫 방송 예정인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에 출연한다.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자식은 왕자·공주로 키우고 싶은 여자들의 욕망을 파헤친 리얼 코믹 풍자극이다. 염정아는 남편 내조와 두 딸의 자녀교육을 완벽하게 하는 '한서진'을 연기한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대단하다. 나는 모든 것을 계획하고 사는 스타일이 아니다. 자녀교육에 대한 정보도 많이 없다."
1991년 MBC TV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드라마 '일월'(1993) '굿모닝 영동'(1993) '야망'(1994) '좋은 남자 좋은 여자'(1995) '창공'(1995) '사과꽃 향기'(1996) '모델'(1997) '야망의 전설'(1998) '크리스탈'(1999) '태조 왕건'(2000) '사랑한다 말해줘'(2004) '로열 패밀리'(2011) '내 사랑 나비부인'(2012) '마녀보감'(2016), 영화 '테러리스트'(1995) '텔 미 썸딩'(1999) '장화, 홍련'(2003) '범죄의 재구성'(2004) '오래된 정원'(2007) '간첩'(2012) '카트'(2014) '장산범'(2017) 등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미스코리아 시절이 더 예쁘지만 지금이 더 여유롭고 좋다"며 "어느새 연기 경력 27년차 배우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고 돌아봤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연기를 즐기면서 한다. 현장이 너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작품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작품이라는 게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없고, 선택을 받아야 한다. 선택받은 것 중에 내가 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것이 기쁘다. 선택을 받았어도 마음에 내키지 않은 작품은 못한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장르로 뮤지컬 영화를 꼽았다. "'맘마미아' 시리즈, '라라랜드'처럼 말랑말랑한 영화를 하고 싶다."
"노래를 잘 하느냐"고 묻자 "20대에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즐겨했다. 지금은 안 한 지가 꽤 됐다. 연습하면 된다. 할 수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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