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특수학교 폭행사건에 '통합교육' 대안으로 급부상

기사등록 2018/10/18 05:50:00

분리·폐쇄가 원인…"통합교육하면 폭행 원천적 불가능"

통합교육에 맞는 교사 배치·교육과정 마련 등 선결 과제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8일 오후 사회복무요원들의 장애학생 폭행사건이 발생한 서울 도봉구 서울인강학교을 찾아 피해 학생의 학부모 및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 중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눈물을 닦고 있다. 2018.10.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8일 오후 사회복무요원들의 장애학생 폭행사건이 발생한 서울 도봉구 서울인강학교을 찾아 피해 학생의 학부모 및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 중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눈물을 닦고 있다. 2018.10.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구무서 기자 = 특수학교에서 장애학생 폭력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교육받는 통합교육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애학생을 장애가 없는 학생들로부터 분리하는 교육을 폭력 사태의 근원으로 지적한다. 장애학생만 모아서 교육을 하다보면 폭력을 조장하고 방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올해 대다수의 장애학생은 특수학교에서 격리된 교육을 받고 있다. 국립특수교육원의 통계에 의하면 특수학교에는 현재 2만5919명의 장애학생이 재학 중이다.

 김치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책연구실장은 18일 "통합교육을 하면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장애가 없는 학생이나 교사 등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옆에 있는데 특수학교는 폐쇄적인 구조라서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립학교의 구조적 문제도 있다. 폭행사건이 발생한 인강학교의 사회복무요원은 "교사들이 하는 것을 보고 그렇게 (폭행을)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국·공립 학교는 교사들이 순환근무를 하기 때문에 주기별로 바뀌는 반면, 사립은 교사가 오랫동안 재직하기 때문에 내부에서 문제를 고발하고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

 국립특수교육원 통계를 보면 특수학교는 175개교 중 사립이 92개교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일반학급은 국공립이 6243개교, 사립이 1482개교 정도다.

 장애학생들이 일반학교보다 특수학교로 몰리는 경향도 있다. 그만큼 장애학생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심하기 때문에 차라리 특수학교를 선택하는 것이다. 장애학생이 일반학교에 입학하기를 원할 경우 학교 측은 해당 학생이 교육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대신 거부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도 문제다.

 국내와는 달리 선진국은 장애학생들이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도록 유도한다. 미국은 장애학생을 비장애학생으로부터 분리할 때 학교가 정당한 근거를 반드시 명시하도록 한다. 2012년 기준 비장애학생과 80% 이상 수업을 같이 듣는 장애학생 비율이 60%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스웨덴도 가능하면 일반 공립학교에 장애학생을 배정한다. 그만큼 통합교육으로 얻는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통합교육을 받은 장애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사회성이 더 좋고 비장애학생 역시 장애학생과 소통하고 이해하는데 익숙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합교육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한 공간에서 교육을 받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구대 특수교육과 이해균 교수는 "장애학생에 대한 따돌림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갑자기 통합교육을 실시하기보다는 어릴 때부터, 유아교육 때부터 통합교육을 해야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력 증원 등 제도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은 특수교사를 배치하려면 학교 안에 특수학급이 만들어져야 한다. 일반학급에서 소수의 장애학생이 배정될 경우 특수교사가 아닌 일반교사가 배치되는데, 보조교사와 순회교사가 지원되더라도 특수교사보다 전문성이 떨어지기 쉽다. 

 김형수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일반교사에게 장애학생을 맡기면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절히 해결하기 어렵다"며 "장애학생이 포함된 학급은 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함께 담임을 맡을 수 있게 의무화 하고, 특수교사 정원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아 한국장애인부모회 특수교육분과 부회장은  "장애학생이 일반 아이들과 함께 할 때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과정과 인식이 전제돼야 통합교육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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