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 1세대들이 고령이어서 생전 가족 만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향민 1세대인 김진국(79) 청호노인회장은 이날 "1·4후퇴 때 나온 사람들이 거의 다들 돌아가시고 없다"면서 "이산가족이 항시 만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시라도 빨리 면회소를 설치해 이산가족들이 수시로 상봉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고 서신교환도 가능하게끔 해줬으면 좋겠다. 남아 있는 실향민 1세대 분들은 '눈 감기 전에 고향 땅 한 번 밟아보고 눈 감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많다"며 "고향 그립다는 마음을 66년째 가지고 살고 있다"고 전했다.
실향민 2세대인 정성수(62) 씨는 "남북정상회담 의제에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설치와 수시상봉 문제가 포함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두 분이 잘 합의를 하셔서 이산가족들이 수시로 만날 기회를 만들어주시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정씨는 "아바이마을은 실향민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마을이지만 이산가족 상봉을 한 분들이 많지 않아 북쪽의 가족을 만나는 것을 포기한 채 살고 있는 분들이 많아 실향민 2세대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살고 있다"면서 "자유왕래가 가능해지면 내 차로 부모님을 모시고 북쪽 고향 땅을 밟을 수 있게 되니 2세대들도 효도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이마을'로 불리는 속초의 청호동은 대표적인 실향민 집단거주지역이다.
속초시립박물관에 따르면 속초의 실향민촌은 6·25전쟁 당시 1·4후퇴 때 북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지금의 청호동 일대에 정착하면서 형성됐다.
피난민들은 함경남도 출신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함경도 방언으로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부르던 '아바이'가 이 마을을 부르는 명칭으로 자리잡게 됐다.
대한노인회 청호동분회에 따르면 현재 생존한 실향민 1세대는 60~70명이고 대부분 80~90세이다.
아바이마을의 명맥은 2세대들이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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