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묵묵히 구슬땀…"터미널까지 모시러 가기도"
"고령 이산가족 보면 안타까워…행사 정례화됐으면"
이날 숙소인 한화리조트 별관 로비 입구에는 노란색 조끼를 입은 대한적십자사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이산가족들이 들어올 때마다 "환영합니다"라고 외치며 박수를 쳤다. 가족들은 밝은 표정으로 이들의 환대에 응했다.
봉사자들은 상봉행사 접수와 객실 안내, 차량 지원, 교육·건강검진 안내, 휠체어 지원 등을 도맡으며 원활한 행사 준비를 위해 인산인해를 이룬 로비 곳곳을 분주히 움직였다.
특히 이날 취재진이 만난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고령의 이산가족 상봉단을 바라보며, 상봉행사 정례화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제3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부터 참여했다는 전순옥(65·여) 대한적십자사 속초지구협의회장은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속초·양양·고성협의회 소속 자원봉사자 185명 참여했다"며 "자가용으로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대중교통으로 오는 분들도 있어 버스터미널 등에 나가서 모시고 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15년 전에는 부자나 부녀가 상봉하거나 형제자매가 상봉을 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촌수가 멀어져 안타깝다"며 "갈수록 고령화되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도 많아지고 돌아가시는 분도 많다. 상봉이 빨리 정례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대부분 직계가족을 만난다는 설렘과 걱정을 안고 상봉을 기다렸는데 지금은 대부분 덤덤하게 간다"며 "이 또한 안타까운 현실이다. 빨리 정례화돼서 더 많이, 자주 만날 수 있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처음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대한적십자사 양양지구협의회 소속 오영선(55)씨는 "이산가족분들 사연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이산가족들이 고령화되다 보니 10년 내에 남은 분들이 다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며 "행사가 1년에 한 번씩이라도 열릴 수 있도록 국가에서 더 힘써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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